메이저사이트 삼성만 믿고 있었는데…"1억씩 떨어졌다" 집주인들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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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사이트 부진에 '운명공동체' 고덕 집값도 추락
수도권 1.84% 상승…메이저사이트 집값 2.41% 하락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메이저사이트시 고덕동 '고덕신도시자연앤자이' 전용면적 84㎡가 이달 5억7000만원(12층)에 거래됐다. 이 단지 전용 84㎡가 2021년 기록한 이전 최고가 9억원(10층)에 비해 36.7% 내린 가격이다.인근 다른 아파트 시세도 최고가 대비 약 30% 내린 모습을 보인다. '고덕국제신도시제일풍경채' 전용 99㎡는 지난달 7억3000만원(23층)에 팔렸다. 2021년 기록한 이전 최고가인 11억2500만원(14층)보다 35.2% 낮은 액수다. '고덕국제신도시파라곤' 전용 84㎡도 지난달 6억6000만원(24층)에 손바뀜됐다. 이전 최고가인 2021년 9월 9억8000만원(15층) 대비 32.7% 하락했다.
고덕신도시 집값이 증시 하한가(-30%)를 넘어설 정도로 하락한 배경에는 메이저사이트가 있다. 고덕국제신도시와 맞닿은 산업단지에는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인 메이저사이트 평택캠퍼스가 자리 잡고 있다. 메이저사이트는 2030년까지 이곳에 3개 공장(P4·P5·P6)을 추가로 지을 계획이었다. 이 때문에 부동산 폭등기에는 메이저사이트를 호재로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와 투기 수요가 몰리면서 집값이 치솟았다.
고덕동 개업중개사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나 서울 접근성을 이야기할 것도 없다. 고덕 집값은 메이저사이트 주가에 따라 움직인다"며 "삼성이 잘 되면 함께 잘 되고 안 되면 함께 안 되는 운명공동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거래가 시작된 단지를 제외하고 준공 4년 차 이상만 본다면 최근 1년 사이에 집값이 1억원씩은 떨어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개업중개사도 "집값이 내리막길을 걸으니 급매물이 적지 않게 나왔다"며 "그나마 다행인 점은 메이저사이트캠퍼스의 배후 주거지라 거래 자체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헛웃음을 지었다. 이어 "주변 상가는 공실이 가득하고 빌라는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파트는 그나마 나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대 집값이 내리면서 분양 시장에도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올해 메이저사이트에서 분양에 나선 아파트 가운데 순위내 기준으로 △'신영지웰 메이저사이트화양(971가구 미분양)' △'메이저사이트푸르지오센터파인(731가구 미분양)' △'메이저사이트화양동문디이스트(717가구 미분양)' 등 상당수가 미분양을 기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메이저사이트의 미분양 주택은 2847가구에 달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 미분양 주택 9521가구의 약 30%가 메이저사이트에 몰려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입지나 가격 경쟁력도 문제지만, 가장 큰 이유는 평택 지역 경제를 지탱하던 메이저사이트 평택캠퍼스가 부진에 빠졌다는 점"이라며 "메이저사이트 평택캠퍼스가 정상화되기까진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고 올해와 내년 예정된 평택 분양물량도 상당해 집값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