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떠나니 바카라 꽁 머니 없애…저평가 탈출하려면 상속세 손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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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입장 따라 바카라 꽁 머니 '출렁'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동의했지만 증권가에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도입 시기를 두 달 앞두고 폐지 결정을 내렸지만 국내 증시는 이미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장외 채권시장 역시 크게 위축됐다. 전문가들은 “바카라 꽁 머니 폐지와 함께 상속세제 개편,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이 조속히 처리돼야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가 해소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유예→보완시행→유예→폐지'
3개월새 코스닥지수 21% 급락
채권 매수액도 2조원대 최저치
주가 오를수록 바카라 꽁 머니 부담 커져
정부 최고세율 40%로…野 반발
국내 상장사 밸류업 성공하려면
바카라 꽁 머니 분리과세 추진해야
시장선 “시한폭탄 사라졌다”
시장은 바카라 꽁 머니 폐지를 호재로 받아들였다. 이날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1.83%, 3.43% 올랐다.바카라 꽁 머니 도입 여부는 올 하반기 내내 증시의 ‘시한폭탄’으로 여겨져 왔다. 바카라 꽁 머니는 대주주 여부와 상관없이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얻은 이익이 일정 금액(주식 5000만원·기타 250만원)을 넘으면 초과 액수에 대해 22~27.5%의 세율로 과세한다.바카라 꽁 머니 부과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큰 5억원 이상 주식을 보유한 개인투자자는 전체 투자자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이 보유한 주식 평가액은 시가총액의 53.1%다. 이들이 해외 증시로 빠져나가면 국내 증시는 급락을 피할 수 없다는 우려가 시장을 짓눌러 왔다.이 대표가 지난 7월 이후 ‘유예→보완 시행→유예→폐지’ 등 잦은 입장 변화를 보이면서 증시도 함께 출렁였다. 바카라 꽁 머니 도입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코스닥지수는 올초 대비 약 13%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도 2.5% 떨어졌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증시 수준이 최악인 상황에서 비과세였던 매매차익에 세금을 매기겠다고 하니 고액 자산가 사이에선 반감이 컸다”고 말했다.비과세였던 250만원 이상의 채권 매매차익에도 22~27.5%의 세율로 과세한다는 내용이 바카라 꽁 머니 관련법에 포함됐다. 지난달 개인의 채권 매수액은 2조8516억원으로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 주식형 사모펀드업계도 폐지 결정 직전까지 ‘펀드런’(펀드 대량 환매)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바카라 꽁 머니가 도입되면 주식형 펀드의 분배금을 정산할 때마다 투자자가 최고 49.5%의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연말에 펀드를 환매한 뒤 재가입하는 ‘촌극’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다. 한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는 “바카라 꽁 머니가 도입되면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은 중단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주요 증권사는 약 400억원을 허공으로 날리게 됐다. 10개 주요 증권사가 지난해까지 바카라 꽁 머니 도입을 위해 전산 구축에 투입한 비용이다.
“바카라 꽁 머니 개편 등도 추진해야”
전문가들은 “바카라 꽁 머니뿐 아니라 상속세 개편과 배당 분리과세 추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주가가 상승할수록 상속세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승계를 앞둔 상장사 오너 일가는 주가가 오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일반적이다.지주사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는 상황에선 헤지펀드 등이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기도 쉽다. 정부는 상속세 최고세율을 기존 50%에서 40%로 낮추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지만 야당이 반대하고 있다. 정우용 상장사협의회 정책부회장은 “한국 바카라 꽁 머니 저평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선 상속세율 완화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참가 기업의 세금 감면 논의가 꼭 필요하다”고 했다.
밸류업 성공을 위해선 바카라 꽁 머니에 대한 분리과세가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는 배당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면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해 최고 49.5%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배당금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만큼 오너가가 배당금을 높일 유인이 없다. 미국에서는 바카라 꽁 머니가 15%로 분리과세된다. 일본과 대만은 다른 소득과 합산한 종합과세와 분리과세 중 본인에게 유리한 것을 선택할 수 있다. 홍콩은 바카라 꽁 머니율이 0%다.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은 “배당 분리과세와 밸류업 기업의 세제 혜택 등이 함께 추진돼야 국내 증시가 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성미/배태웅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