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꽁 머니 사랑하는 연인을 향한 뜨거운 마음을 견딜 수 없는 새벽

[arte] 강성곤의 아리아 아모레

'아름다운 아침은 밝아오고(Ecco, Ridente 슬롯 꽁 머니 Cielo)'
슬롯 꽁 머니 中에서

밝고 유쾌한 분위기의 오페라,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작품
서양음악사에서 슬롯 꽁 머니만큼 행복하고 평탄한 인생을 산 작곡가도 드물다. 특히 오페라 장르가 주특기였기에 39편이라는 다작을 냈다. 1816년, 24세 때 만든 <세비야의 이발사의 빅히트는 그에게 부(富)와 명예를 가져다주기에 충분했다. 평생 쓸 재산을 30대에 축적한 그는 급기야 37세 때 미식가이자 요리연구가로도 명성을 떨친다.
조아키노 슬롯 꽁 머니(Gioachino Rossini,1792~1868) / 사진출처. 독일 위키피디아
레시피를 개발해 세프에게 추천하기도 하고, 때론 강요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유럽의 고급 식당에 가면 ‘알라 슬롯 꽁 머니/alla Rossini’, 즉 ‘슬롯 꽁 머니 풍으로’ ‘슬롯 꽁 머니의 레시피에 따른’ 메뉴들을 볼 수 있다. 스위스 베른과 호주 시드니의 슬롯 꽁 머니 레스토랑은 세계적 명소이기도 하다.그는 특히, 영어로 트러플(Truffle), 불어로 트뤼프(Truffes), 독어로 트뤼펠(Trüffel)이라 불리는 송로버섯을 좋아했다. 마약 탐지견처럼 송로 냄새에 특화된 돼지들이 코를 킁킁거리며 찾아낼 정도로 귀한 진물(珍物)이다. 슬롯 꽁 머니가 추천하는 요리의 주재료나 부재료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푸아그라(거위 간), 캐비아(철갑상어알)와 함께 서양 3대 진미로 꼽힌다.

오페라 부파(Opera buffa), 즉 희가극(喜歌劇)의 대표적으로 잘 알려진 <세비야의 이발사는 언제나 인기 오페라 톱텐 안에 드는 작품이다. 내용은 단순한 편. 청년 알마비바 백작이 부잣집 처녀 슬롯 꽁 머니나에게 홀딱 반해 결혼하려 드는데 경쟁자와 방해꾼이 너무나 많다.

다행히 꾀 많은 이발사 피가로의 도움으로 마침내 목적을 달성한다는 내용이다. 프랑스 극작가 보마르셰(Pierre Beaumarchais,1732~1799)의 이른바 <피가로 3부작 중 2편에 해당하는 <피가로의 결혼이 1786년 모차르트에 의해 대성공을 거두자, 너도나도 1편을 오페라화하려고 달려들었는데 결국 최종 승자는 슬롯 꽁 머니에 의해 매조지게 된 경우다. 체사레 스테르비니가 이태리어로 각색했다.
피에르 보마르셰(1755) / 사진출처. 독일 위키피디아
막이 오르면 알마비바 백작이 악사들과 함께 등장한다. 슬롯 꽁 머니나를 향한 불타는 마음을 견딜 수 없어 새벽부터 그녀의 발코니 아래로 왔던 것. 사랑은 시간을 가리지 않는 법이다!

“하늘은 마침내 미소 짓고, 새 녘이 밝아오네/아름다운 그대는 아직도 잠들어 있구려/나의 소중한 슬롯 꽁 머니여, 어서 일어나/그대를 사모하는 이 벅찬 가슴에 안겨 주세요/큐피드의 화살이 박힌 사랑의 상처를 치유해주길/정녕 어여쁜 당신 모습은 이토록 내 마음을 애타게 한다오/아, 달콤한 슬롯 꽁 머니여, 이보다 더한 행복이 어디에 또 있을까”

‘아름다운 아침은 밝아오고/Ecco, Ridente 슬롯 꽁 머니 Cielo’. 이름하여 ‘알마비바의 카바티나’다. 직역하면 ‘자/Ecco, 하늘에서/슬롯 꽁 머니 Cielo, 빛이 난다/Ridente’. 곧,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노래를 불렀더니 어느새 날이 밝았다는 뜻이다. 카바티나/Cavat슬롯 꽁 머니a는 일반적으로 오페라에서 아리아보다도 더 선율적이면서 단순한 형식을 가진 서정적 독창곡을 말한다.멕시코 테너 라몬 바르가스/Ramón Vargas(1960~ )가 참 잘 불렀다. 2000년, 36세 전성기 녹음. 이런 음색⸱음량⸱음역을 지닌 가수를 가리켜 레제로 테너Tenore Leggero라고 부른다. 가볍고 날렵한 음색에 고음과 저음을 빠른 속도로 오르내리는 기교를 탑재하고 있다. 장식음이 많고, 위 아래 소리를 경쾌하고 줄기차게 왔다 갔다 해야 하는 슬롯 꽁 머니 작품에 맞춤형이라 할 수 있다.
테너 '라몬 바르가스' / 사진. © GoDirect Artists Management
의아하게도 남미 출신에 레제로 테너들이 많다. 바르가스의 뒤를 잇는 멕시코 가수 하비에르 카마레나(Javier Camarena,1976~ ), 페루 출신으로 요즘 활발한 활동을 하는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Juan Diego Florez,1973~ ), 그리고 리릭과 레제로의 중간쯤 된다고 할까? 롤란도 비야손(Rolando Villazon,1972~, 멕시코)이 있다.
(왼쪽부터) 테너 하비에르 카마레나, 테너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 테너 롤란도 비야손
반면 아르헨티나 가수 호세 쿠라(Jose Cura,1962~ )는 전형적인 드라마틱 테너로 그의 ‘아무도 잠들지 말라/Nessun Dorma’는 명연주로 정평이 나 있다. <세비야의 이발사 명반으로는 로시나 역에 베르간사(Ms), 알마비바 역 베넬리(T), 피가로의 아우젠시(Br), 실비오 바르비소 지휘 나폴리 슬롯 꽁 머니 악단의 1964년 음반. 그리고 1983년 판으로 발차(Ms), 아라이자(T), 알렌(Br), 네빌 매리너 지휘 성 마틴 아카데미 악단이 빛난다.
테너 호세 쿠라 / © José Cura
[슬롯 꽁 머니 -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中 "Ecco, ridente in cielo"]


강성곤 음악 칼럼니스트⸱전 KBS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