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팔릴 줄 알았는데 실수"…'전화만 100통' 난리 난 온라인 바카라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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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전화 100통"…'꿈의 비만약' 온라인 바카라 확보 전쟁
'온라인 바카라' 국내 출시 후 '공급 부족'
제한된 물량에 "추가 발주해도 기약 없어"
처방 시작한 병원은 예약 대기 일주일
지난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서 만난 60대 약사 신모 씨는 "약값이 비싸서 관심만큼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게 실수였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인근 온라인 바카라 중 신씨의 온라인 바카라만이 '꿈의 비만약'으로 불리는 위고비를 들이지 못했다. 그는 "도매상들도 일단 기다리라고만 하니 답답하다"며 "이 비싼 약을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찾고 있어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 킴 카다시안 등 해외 유명인들이 사용해 널리 알려진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국내 정식 출시된 가운데 온라인 바카라에도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높은 인기에 비해 워낙 초기 물량이 적었던 탓에 아직 물품을 받지 못한 업체들은 물량 확보 전쟁에 나선 모양새다.
"입고 첫날 문의 전화만 100통"…'온라인 바카라'가 뭐길래
덴마크 제약사인 노보노디스크가 당초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한 온라인 바카라는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2021년 미국을 시작으로 이달 15일 국내에서 정식 출시됐다. 초도 물량의 전체 수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세계적인 품귀 현상에 따라 제한적인 물량만이 국내에 풀렸다.온라인 바카라마다 물량 확보 상황이 다른 상황이다. 이날 종로의 A온라인 바카라 외벽에는 '위고비 입고'란 안내문이 붙었다. 출시일에 바로 물건을 받고, 전날부터 판매를 시작하면서 급하게 만들어 붙였다고 한다. 이 온라인 바카라은 유명 비만 치료제인 '삭센다'를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성지로도 널리 알려진 곳이다.해당 온라인 바카라에서 근무하는 30대 약사 박모 씨는 "발 빠르게 위고비 발주를 넣어 다른 곳보다 신속하게 물품을 받을 수 있었다. 규모가 작은 온라인 바카라은 1차 재고 확보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판매를 시작한 어제 하루에만 위고비 관련 문의 전화만 100통 가까이 왔다"고 덧붙였다.
이 약사는 "어제 한 30대 남자분이 비대면 진료로 받은 처방전을 가지고 위고비 3개월분을 10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에 사 갔다"며 "전화로 일대 온라인 바카라에 입고 여부를 일일이 물어봤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발 빠르게 선주문하지 못한 온라인 바카라들은 다음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40대 약사 김모 씨는 "인근에 있는 내과가 곧 위고비 처방을 시작한다. 다음 달 중순까진 위고비를 들여놓아야 할 것 같아 다른 도매업자를 찾고 있다"며 "주변에서 듣기론 유독 물량 확보가 잘 되는 도매업체가 있다고 들어 수소문 중"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효과가 뛰어나다는 입소문에 내과, 성형외과 등 온라인 바카라 처방을 시작한 병원들에는 환자들이 몰리고 있다. 온라인에서 온라인 바카라 처방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관계자는 "처방받으려면 현재 재고와 예약 환자를 고려해 일주일 이상 대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보노디스크는 국내에는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온라인 바카라 물량을 풀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의 또다른 제품인 삭센다의 재고를 줄이기 위해서다. 그러나 업계에선 두 제품 간 가격 차이로 인해 오히려 비만 치료제 시장이 양분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의약품 공급업체 관계자는 "삭센다와 온라인 바카라의 가격 차이는 최소 3배 이상"이라며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삭센다는 온라인 바카라 출시 이후에도 꾸준히 팔릴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