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사이트 업 건수 또 사상 최고치…업계는 '전쟁' 선포

올 8월까지 68% 급증 2.8억건
통신 3사, 필터링 대폭 강화

올해 슬롯사이트 업 건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식 투자, 대출 권유 등 휴대폰 슬롯사이트 업 건수가 급증한 영향이다. 업계에서도 ‘슬롯사이트 업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다양한 대비책을 내놓고 있다.

23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휴대폰 슬롯사이트 업 신고 및 탐지 건수 현황’에 따르면 올해 1~8월 휴대폰 슬롯사이트 업 건수는 2억8041만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68% 증가한 숫자다. 지난해 전체인 2억9550만건의 95%에 해당한다.

연도별로 1~8월 누계 슬롯사이트 업 건수는 2021년 3086만 건, 2022년 2773만 건, 지난해 1억6700만 건, 올해 2억8041만 건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슬롯사이트 업 건수가 지난해부터 ‘억 단위’로 대폭 증가한 점을 두고 방송통신위원회는 “2023년 건수 증가는 휴대폰 단말기의 ‘슬롯사이트 업 간편 신고 기능’ 개선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문자를 길게 눌러 ‘슬롯사이트 업으로 신고’ 메뉴에 곧장 접근할 수 있게 돼 신고 건수와 신고인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올해는 신고 방식에 변화가 없었는데도 슬롯사이트 업 건수 증가세가 이어졌다. 불법 슬롯사이트 업 전송에 따른 이익이 법률 위반으로 받을 불이익보다 훨씬 커 슬롯사이트 업이 줄지 않고 있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국회에선 불법 슬롯사이트 업 발송과 관련해 법을 위반하는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에게 위반 행위로 얻은 이익의 최대 3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법 개정을 준비 중이다.업계에서도 슬롯사이트 업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SK텔레콤은 최근 사이버 대응팀, 법무팀 등 유관부서를 중심으로 전사 차원의 불법 슬롯사이트 업 대응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이와 함께 송수신 문자 필터링 정책 업데이트 시간을 1일 1회에서 10분당 1회로 단축하고 불법 슬롯사이트 업 발송 번호 등록 기준을 더 엄격하게 하는 등 필터링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지난달부터 본인 인증 서비스를 통해 제공 중인 ‘패스 슬롯사이트 업 필터링’ 서비스도 고도화한다. 불법 슬롯사이트 업 문자를 감시하고 걸러주는 기본 기능에 미끼 문자 인공지능(AI) 탐지 알림 서비스 등을 추가한다. 문자 중계 업체가 불법 슬롯사이트 업 문자를 과도하게 발송하면 SK텔레콤이 개입해 문자 발송을 막는다. 비즈 메시징 서비스를 이용하는 문자 중계 업체와의 약관에 근거해 불법 슬롯사이트 업 발송을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KT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한 슬롯사이트 업 수신 차단 서비스를 내놨다. 가입자 대다수가 활용하는 마이케이티 앱에서 슬롯사이트 업 차단 서비스를 조회하고 관리할 수 있는 ‘KT 안심정보’도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피싱·해킹으로 인한 금융 범죄 노출 시 1인당 최대 300만원을 보상해주는 안심 서비스를 마련했다. 통신 3사는 공조 체계를 마련해 불법 슬롯사이트 업 문자 분류 기준과 각사 슬롯사이트 업 차단 솔루션을 상호 벤치마킹하는 등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갤럭시 메시지 기능 업데이트를 통해 KISA와 함께 개발한 악성 메시지 차단 기능을 자사 스마트폰에 순차 적용한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