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꽁 머니, 동남아서도 '이자 장사'만…해외실적 비중 10년 새 반토막

'우물 안' 카지노 꽁 머니들…상반기 해외 순이익 40% 급감

'판박이' 사업으로 출혈경쟁
2014년 카지노 꽁 머니 해외실적 비중 10%
올해 상반기 비중은 4.8% 불과
국내 이자이익은 갈수록 불어나
카지노 꽁 머니들이 국내에서 버는 이자이익은 늘고 있지만 해외 실적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 시민이 서울 시내에 설치된 카지노 꽁 머니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스1
‘글로벌화’를 외치고 있는 국내 카지노 꽁 머니들의 해외 성과는 낙제점이란 평가를 받는다.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이자이익 의존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동남아시아 중심의 ‘판박이 소매금융 전략’에 치중한 카지노 꽁 머니들의 글로벌 실적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카지노 꽁 머니권이 ‘우물 안 개구리’라는 비판에서 벗어나려면 글로벌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이익 비중 ‘반토막’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카지노 꽁 머니의 해외 실적 비중은 4.8%에 그쳤다. 6조9838억원에 달하는 전체 순이익 중에서 해외 순이익은 3379억원에 불과했다. 10년 전보다 오히려 국내 의존도가 심해졌다. 2014년 해외에 진출한 국내 10개 카지노 꽁 머니이 해외 점포에서 벌어들인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10.2%를 기록했다.

올 들어선 해외 실적이 한층 악화했다. 4대 카지노 꽁 머니의 상반기 해외 순이익은 3379억원으로 작년보다 38.1% 줄었다. 4대 카지노 꽁 머니 중 작년보다 이익이 늘어난 곳은 신한카지노 꽁 머니 한 곳뿐이다. 우리카지노 꽁 머니은 해외법인 순이익이 작년 상반기보다 32.6% 줄었다. 하나카지노 꽁 머니도 같은 기간 778억원에서 701억원으로 10% 가까이 감소했다. 국민카지노 꽁 머니은 적자 전환(-1228억원)했다.

해외 진출 성과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내수 시장에서 거둬들이는 이자이익은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에 기반한 손쉬운 ‘이자 장사’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상반기 국내 카지노 꽁 머니의 전체 이익(33조2000억원)에서 이자이익(29조8000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89.8%에 달했다. 88.6%이던 작년 상반기보다 이자이익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 카지노 꽁 머니이 100원을 벌면 90원 가까이가 이자 부문에서 나오는 셈이다.

○외환위기 때보다 줄어든 점포

앞다퉈 진출한 동남아시아에선 국내 카지노 꽁 머니 간 출혈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작년 말 기준 국내 카지노 꽁 머니들이 동남아에 차린 점포(법인·지점·사무소)는 베트남 20개, 미얀마 14개, 캄보디아 9개 등 총 65개에 달한다. 미주(29개)와 유럽(27개)을 합한 것보다 많다. 금융 인프라가 뒤처진 동남아 소매시장을 겨냥한 4대 카지노 꽁 머니의 해외 전략이 한계점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점포 수도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1997년 257개였던 국내 카지노 꽁 머니의 해외 점포는 이듬해 134개로 급감했다. 이후 카지노 꽁 머니들이 수익 다각화를 위해 글로벌 진출을 재개하면서 작년 말 202개까지 늘었다. 해외 점포 자산이 국내 카지노 꽁 머니의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말 기준 7.4%에 그친다.

○“기업금융 경쟁력 높여야”

전문가들은 국내 카지노 꽁 머니들이 ‘내수 카지노 꽁 머니’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선 이자이익에 편중된 수익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JP모간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 웰스파고 등 미국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영업이익 4178억달러(약 554조4000억원) 가운데 이자이익은 2535억달러(약 337조원)로 60.7%를 차지했다. 국내 4대 카지노 꽁 머니이 속한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의 작년 이자이익 비중(79.4%)보다 18.7%포인트 낮다.소매금융에 집중된 해외 진출 전략을 다각화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해외 기업금융은 대출뿐만 아니라 외환 거래, 자금 관리, 컨설팅 등 부수적인 사업 기회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한 외국계 카지노 꽁 머니 기업금융 부행장은 “국내 카지노 꽁 머니들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세계 1등을 다투는 수출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해외 기업금융 서비스를 고도화할 기회가 있었지만 국내 시장에 안주하면서 기회를 놓쳤다”며 “지금부터라도 국내 기업들이 진출한 해외 국가를 중심으로 외환 거래와 자금 관리 등 기업금융 노하우를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재원/정의진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