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바카라 때문에 정 떨어진다"…'격분' 개미, 진성준에 몰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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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250조 증발시키고 25만원 지급하냐"국내 증시가 미국발(發)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하자, 개미투자자들이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을 향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진 정책위의장이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소(인터넷 바카라)를 그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항의하는 차원이다.
6일 진성준 정책위의장의 개인 블로그에는 17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이 '인터넷 바카라를 폐지하라'는 내용이다.진 의장 블로그의 최신 글에는 "열성 민주당 당원이다. 총선 때 어려운 지역구 후원금 내며 지지했는데, 당신 때문에, 인터넷 바카라 때문에 돌아서겠다. 반성해라", "인터넷 바카라 폐지해달라. 민주당에 정 떨어지고 있다", "시가총액 250조 증발시키고 25만원 지급하냐", "민주당 한 번이라도 찍었던 손가락을 반성한다", "고집부리지 말고 인터넷 바카라 폐지했으면 좋겠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민주당의 정책 파트를 총괄하는 정 의장은 그간 '인터넷 바카라 시행' 입장을 여러 차례에 걸쳐 밝힌 바 있다.
진 의장은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인터넷 바카라 시행 유예를 거론한 것에 대해서도 "그건 후보 개인의 입장"이라며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달 31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인터넷 바카라를 부과받는 분들은 연간 소득이 5000만 원 이상인, 그야말로 거액 자산가들에 해당한다. 전체 주식투자자 1400만 가운데 1%도 안 된다. 99%의 소액투자자들은 해당 사항이 없다"면서 "거의 세계 모든 나라에 자본이득세 또는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되어 있다. 이건 선진금융 세제라는 것으로, 이를 피할 방법은 없다"고 했다.내년에 시행 예정인 인터넷 바카라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발생한 소득에 과세하는 것으로, 5000만 원 이상 소득을 올린 투자자에게 소득의 20%(3억 원 이상 25%)를 부과한다.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이지만, 정부·여당은 인터넷 바카라 폐지 방침을 밝히고 있다.
민주당은 개인 투자자들의 이 같은 불만을 의식한 듯 오는 7일로 예정됐던 인터넷 바카라 관련 토론회를 연기하기도 했다. 국세청 차장 출신인 임광현 의원 박찬대 원내대표가 공동대표로 있는 '조세·재정 및 통화·금융 정책연구회'가 공동 주최하기로 되어 있던 '국민이 원하는 금융투자소득세 개선 방안 모색 토론회'가 행사 직전 연기된 것이다.
실제로 이 토론회는 박 원내대표를 비롯해 진 의장과 정태호 기재위 간사, 강준현 정무위 간사 등 민주당의 정책 의사결정 핵심 인사들이 모두 참석할 예정으로,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 토론회에 항의 방문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슬기 인터넷 바카라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