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로 못가진 BHP, 또 다른 슬롯 사이트 광산업체 인수 성공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BHP가 남미의 슬롯 사이트 광산업체 필로 마이닝(이하 필로)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올해 5월 앵글로 아메리칸을 390억파운드에 인수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이후 슬롯 사이트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슬롯 사이트는 30일(현지시간) 캐나다 광산기업 룬딘과 함께 50대 50 지분 비율로 합작회사를 설립해 필로를 30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슬롯 사이트는 2022년 처음 필로 지분을 5% 매수했고, 룬딘 역시 필로 지분 32%를 보유하고 있었다. 양사는 이번에 각각 45%, 18%씩 지분을 추가 매입하기로 했다. 슬롯 사이트가 45% 지분에 지불하게 될 금액은 21억달러다.2016년 설립된 필로는 캐나다 증시 상장사다. 아타카마 사막 근처 아르헨티나와 칠레 국경에 걸쳐 있는 필로 델 솔(Filo del Sol) 광산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금, 은을 비롯해 슬롯 사이트 매장량이 풍부하다. 필로 인수가액은 지난달 필로 평균주가 대비 32%의 프리미엄을 적용해 책정됐다.

BHP와 룬딘은 또한 룬딘 자회사 소유의 호세마리아 프로젝트를 필로 델 솔 프로젝트에 합병해 두 프로젝트를 하나의 사업으로 통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비용 절감 혜택을 얻는단 구상이다. 호세마리아는 필로 델 솔에서 약 1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슬롯 사이트 광산이다.

BHP의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크 헨리는 성명에서 "이번 거래는 초기 단계의 슬롯 사이트 개발 프로젝트를 인수한다는 의미"라며 "상호 보완적인 기술과 경험을 통해 장기적인 경제적 및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파트너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려는 BHP의 전략과 일치한다"고 말했다.이번 거래는 BHP가 슬롯 사이트 등 에너지 전환에 필수적인 원자재 확보에 집중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BHP는 2023년 64억달러 규모로 마무리된 오즈 미네랄스 인수를 통해 남호주 지역 슬롯 사이트 프로젝트를 강화했다. 올해는 앵글로를 인수하기 위해 4차례에 걸쳐 인수가를 올리는 등 사활을 걸었다. 다만 당시 제안은 앵글로의 슬롯 사이트 자산만 인수하겠다는 BHP의 '체리피킹' 전략을 앵글로가 거절하며 무산됐다.

최근 슬롯 사이트 가격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전기차 제조, 전력망 확충 등 에너지 전환에 필수 원자재이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래의 슬롯 사이트 공급과 수요 간의 불균형이 예상되면서 기존 슬롯 사이트 자산 및 고급 프로젝트의 가치를 증가시키고 글로벌 광산업계의 통합 논의를 촉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