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꽁 머니 "200만원?"…50대 주부, 신형 폴더블폰 사러 갔다가 '깜짝'

갤Z폴더블6 슬롯 꽁 머니 전작 절반 수준
전환슬롯 꽁 머니 규모·지급 여부도 '불투명'
대다수가 선택약정…슬롯 꽁 머니 '유명무실'
사진=연합뉴스
"슬롯 꽁 머니을 받아도 기기값이 너무 비싸서 신형 휴대폰으로 바꿀 엄두가 안 나네요."

갤럭시S20을 4년째 사용 중인 주부 한모 씨(50)는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한 씨는 "슬슬 노안이 와 큰 화면을 사용해 보고 싶기도 하고 통역도 된다고 해서 알아봤는데 가격이 200만원 훌쩍 넘는다고 해 놀랐다"며 "구형이나 중저가 휴대폰으로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시 '짠물슬롯 꽁 머니'…전환슬롯 꽁 머니 지급도 '불투명'

신형 갤럭시Z폴드·플립6 출고가가 전작보다 10만원가량 오르면서 소비자들 부담이 커졌다. 이동통신3사와 제조사가 함께 정하는 슬롯 꽁 머니 규모도 전작의 절반 수준에 그친 데다,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지급 여부마저 불투명해 기존보다 신형 폴더블폰을 비싸게 사야 하는 상황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지난 12일 갤럭시Z폴드·플립6 예상 슬롯 꽁 머니(2년 약정 기준)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은 요금제에 따라 5만4000~24만5000원, KT는 6만~24만원, LG유플러스는 5만2000원~23만원 수준이다. 슬롯 꽁 머니의 15%인 추가지원금을 더하면 소비자가 받는 실제 지원금은 5만9800원에서 최대 28만1700원이 될 전망이다.

이통3사에서 휴대폰을 구입하면 슬롯 꽁 머니(기기값 할인)과 선택약정(요금의 25% 할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슬롯 꽁 머니을 선택할 경우 최대 지원액을 받아도 갤럭시Z폴드6 256기가바이트(GB) 기준 기기값은 194만8000원으로 200만원에 육박한다.2년 기준(최대 지원금 기준) 총납부액을 비교해 볼 때 이통3사 모두 슬롯 꽁 머니보다 선택약정이 더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의 경우 46만8300원, KT 50만4000원, LG유플러스의 경우 64만6000원 더 저렴했다.

이처럼 '짠물 슬롯 꽁 머니'에 대다수 구매자가 선택약정으로 사전 예약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당초 통신사간 경쟁 유도를 목적으로 번호이동 가입자에게 주는 전환슬롯 꽁 머니 지급 여부마저 불투명해 "유명무실하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유명무실한 슬롯 꽁 머니…'선택약정' 추천

사진=연합뉴스
이통3사에 문의해보니 한 이통사 직원은 "갤럭시 신형 구매자가 거의 100% 선택약정을 골랐다"며 "슬롯 꽁 머니이 낮게 책정돼 선택약정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전환슬롯 꽁 머니 역시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 또 다른 이통사 직원도 "갤럭시 신형 전환슬롯 꽁 머니은 아예 없거나 많아도 5만원 정도로 예상한다"며 "폴드4·5나 아예 재고가 없는 기종들만 전환슬롯 꽁 머니이 들어가 있고 최신형 모델은 (전환슬롯 꽁 머니이) 없는 상태기 때문에 기기 대금을 다 내고 요금의 25%를 할인해주는 선택약정이 낫다"고 설명했다.

대리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서울 동작구 사당역 인근 이동통신 대리점 직원은 "신형 휴대폰은 물론이고 중저가폰을 구매하는 경우에도 대부분 선택약정이 더 유리하다. 찾아오는 손님들에게도 선택약정을 주로 추천하고 있다"면서 "갤럭시S24 출시 때도 슬롯 꽁 머니은 몇 만원대로 매우 적게 나와 매장에서 개통한 모든 손님이 선택약정으로 했다"고 덧붙였다.올해 3월 정부는 이통3사와 제조사인 삼성전자 실무진을 불러 적극적인 중저가 단말 출시 전환슬롯 꽁 머니 상향, 5G 3만원대 요금 출시를 요청했다. 이에 이통3사는 전환슬롯 꽁 머니을 최대 2.5배 이상 인상했고 삼성전자도 중저가형 단말을 출시하는 등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에 협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총선 이후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추진이 다소 잠잠해지자 업체들은 플래그십 모델 출고가를 올리는가 하면 슬롯 꽁 머니 규모를 줄이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말기 출고가는 물가 상황, 기술 등 종합적인 걸 고려해 정해지고 있다"며 "슬롯 꽁 머니과 전환지원금의 경우 경쟁상황과 제조사와의 협의, 소비자 수요를 모두 고려해 가장 합리적으로 책정되기에 수시로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만 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