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게임의 룰' 바뀌는 슬롯 꽁 머니4…삼성, 4나노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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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 꽁 머니4부터 파운드리 첫 적용‘삼성전자 vs SK하이닉스+TSMC’
7·8나노 건너뛰고 4나노로 승부
비용 올라도 고성능 저전력 실현
SK는 TSMC와 5나노로 대응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가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슬롯 꽁 머니4) 시장의 경쟁 구도다. 슬롯 꽁 머니4부터는 D램을 쌓아 만드는 슬롯 꽁 머니의 가장 밑단 ‘로직 다이’를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정에서 제조한다. 슬롯 꽁 머니은 세계에서 가장 잘 만들지만, 파운드리를 할 줄 모르는 SK하이닉스는 슬롯 꽁 머니4 시장을 잡기 위해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와 손을 잡았다.강자끼리의 연합에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슬롯 꽁 머니 제작·칩 설계를 혼자서 다 할 수 있는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서의 강점을 활용하기로 했다. 슬롯 꽁 머니을 담당하는 메모리사업부와 최첨단 공정에 능한 파운드리사업부가 협력해 시너지를 내기로 한 것. 그렇게 탄생한 첫 프로젝트가 ‘4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을 활용한 로직 다이 제작이다.
슬롯 꽁 머니 역전 위한 승부수
당초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슬롯 꽁 머니4 로직 다이 제작에 7㎚ 또는 8㎚ 파운드리 공정을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슬롯 꽁 머니 제작에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하는 건 슬롯 꽁 머니4가 처음인 만큼 무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였다. 2019년께 양산을 시작한 7㎚는 5년 이상 활용 경험이 쌓인 덕분에 안정적인 공정으로 꼽힌다.삼성은 ‘안정’ 대신 ‘도전’을 선택했다. SK하이닉스가 꽉 잡고 있는 슬롯 꽁 머니 시장의 판을 흔들려면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4㎚는 작년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공정으로, 난도가 높고 투입되는 자원도 구형 공정의 두 배가 넘는다. 하지만 고성능·저전력 칩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확실하다.삼성의 4㎚ 결단은 슬롯 꽁 머니의 두뇌 역할을 하는 로직 다이의 성능을 끌어올려 경쟁사를 압도하는 슬롯 꽁 머니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최근 슬롯 꽁 머니이 들어가는 인공지능(AI) 가속기(AI 학습·추론에 특화된 반도체 패키지)는 ‘전기 먹는 하마’ 취급을 받고 있다. 엔비디아, AMD 등 AI 가속기 제조사들은 삼성전자에 “저전력 슬롯 꽁 머니을 개발해달라”고 요구했다.
4㎚ 공정은 슬롯 꽁 머니 고객사의 까다로운 요구를 맞출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 공정을 활용해 세계 최초의 AI폰으로 불리는 ‘갤럭시 S24’용 저전력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2400’을 양산한 경험이 있다. 삼성 입장에서 4㎚ 공정은 ‘에이스 투수’처럼 상대방을 압도하는 성능을 낼 수 있는 ‘필승 카드’인 셈이다.
SK, TSMC도 ‘5㎚’ 활용 계획
SK하이닉스, TSMC와 달리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로 불리는 설계에 특화된 조직 ‘시스템LSI사업부’를 삼성이 보유한 것도 4㎚를 선택한 배경으로 꼽힌다. 4㎚ 공정에서 최고의 성능을 뽑아내기 위해선 로직 다이를 설계할 때부터 최적화해야 하는데, 삼성은 한 지붕 아래에서 이 모든 걸 다 할 수 있다.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TSMC, SK하이닉스와 달리 설계 인력이 슬롯 꽁 머니4 제작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게 삼성만의 차별화된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조직된 슬롯 꽁 머니개발팀에 시스템LSI사업부 소속 인력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SK하이닉스·TSMC 연합군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두 회사는 삼성전자에 대응하기 위해 슬롯 꽁 머니4 로직다이 제작에 당초 계획했던 12㎚ 공정과 함께 5㎚ 공정도 병행하기로 했다. 슬롯 꽁 머니4 성능을 높이기 위한 인력 확충에도 나섰다. SK하이닉스는 15일까지 로직 설계 관련 경력직을 채용했다.
황정수/박의명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