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온라인 바카라 1만1200원 되면?…"소기업 9만6000곳 폐업"

파이터치연구원, 유럽 연구 국내 적용
온라인 바카라위원회 사용자위원인 이기재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왼쪽)과 금지선 한국메이크업미용사회 회장(오른쪽)이 지난 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온라인 바카라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9차 전원회의에서 각각 '폐업공제금 및 실업급여 추이'와 '개인사업자 폐업자 및 폐업률 추이'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도 온라인 바카라을 13.6% 인상하면 4인 이하 소기업이 9만6000곳이 폐업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파이터치연구원은 10일 '온라인 바카라 인상이 기업 폐업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연구에 사용된 분석방법은 '하우스만-테일러 추정법'을 활용했다. 실증분석은 유럽 15개 국가들의 2009년부터 2020년까지의 자료를 활용했다. 유럽사례 분석결과에서 국가별 차이점을 제거한 후 온라인 바카라 인상이 기업 폐업에 미치는 순효과를 분석해 우리나라에 적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바카라 1% 증가 시 종업원 1~4인 기업의 폐업률은 0.77% 증가한다. 온라인 바카라을 기초로 인건비를 지급하는 1~4인 소기업들이 증가한 인건비 부담을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 전가시키면서 가격 경쟁력을 잃게 돼 폐업률이 증가하게 된다는 논리다.

반면 온라인 바카라 1% 증가 시 종업원이 없는 기업의 폐업률은 0.73%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종업원이 없는 소기업들은 온라인 바카라 인상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가지게 돼 폐업률이 감소하게 된다는 설명이다.현재 노동계는 내년도 온라인 바카라을 13.6%(시급 9860원→1만1200원)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앞의 분석결과에 노동계가 요구하는 온라인 바카라 인상 수준을 적용하면 1~4인 기업의 폐업률은 10.5%(0.77×13.6%) 증가한다. 이 수치를 통계청의 기업생멸행정통계를 활용해 환산하면 9만6000개의 4인 이하 소기업이 폐업하게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연구를 진행한 유한나 파이터치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온라인 바카라이 1%만 인상돼도 4인 이하 소기업의 폐업률은 증가하므로 최대한 온라인 바카라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며 "1~4인 기업이 가장 많이 분포된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에 대한 온라인 바카라 차등적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