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 공모슬롯 꽁 머니 금융규제 샌드박스 신청…ETF처럼 거래한다

운용사 30여곳 공모슬롯 꽁 머니 상장거래 추진 참여 의향
금투협, 이달 말 금융위에 금융규제 샌드박스 신청

상장슬롯 꽁 머니 한해 지수연동 요건 규제 없애줄 듯
거래편의성, 환금성 개선 전망…운용보수도 줄어
서울 여의도 소재 금융투자협회 표지석. 사진=한경DB
이르면 올 연말 수십개 공모슬롯 꽁 머니들이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과 상장지수슬롯 꽁 머니(ETF)처럼 편리하게 사고팔 수 있게 된다. 그동안 가입과 환매 기간이 복잡하고 길어 거래 편의성이 떨어졌던 공모슬롯 꽁 머니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살아날지 주목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이달 말 금융위원회에 공모슬롯 꽁 머니 상장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할 예정이다. 최근 국내 자산운용사 30여곳으로부터 '일반 공모슬롯 꽁 머니 상장거래 추진' 참여 의향을 제출받았다.상장 공모슬롯 꽁 머니들은 특례제도인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한다. 규제 샌드박스란 신기술 서비스가 규제에 막혀 사업화가 불가능한 때를 감안해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시범 운영을 허가하는 제도다. 선정되면 현행 금융규제 적용을 최대 5년6개월까지 유예시킬 수 있다.

샌드박스 심사에 통과된 공모슬롯 꽁 머니는 상장이 가능하다. 심사는 약 3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례 대상은 자본시장법 제234조다. 이 조항에선 ETF가 특정 지수에 연동해 운용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당국은 거래소에 상장시킨 일반슬롯 꽁 머니들에 한해서 '지수 연동' 요건을 없애는 혜택을 줄 전망이다.
사진=ChatGPT 4o
공모슬롯 꽁 머니 상장 땐 투자자들 거래 편의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슬롯 꽁 머니는 가입과 환매 절차·기간이 주식과 ETF보다 복잡하고 긴 데다 거래 편의성과 환금성도 떨어진다. 수익 여부와 상관없이 높은 보수를 줘야 했던 점도 투자자들의 반감을 샀다.하지만 상장 시엔 거래 과정이 자동화 작업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운용 보수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주식형 슬롯 꽁 머니 보수가 연 1~2%라면, ETF는 0.1%~0.4% 수준이어서 투자기간이 길어질수록 차이가 크다.

또 특례 덕에 상장 공모슬롯 꽁 머니는 시장지수에 구애를 덜 받는 만큼, 자금을 적극 굴리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보수 절감, 거래 편의 등 ETF의 장점을 취하면서도 전문가의 손에 운용을 맡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운용사들은 상장 공모슬롯 꽁 머니 출시에 저마다 다른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ETF로 핵심 사업영역을 옮긴 대형 운용사들은 자사 대표 슬롯 꽁 머니를 상장 신청할 예정이다.하지만 슬롯 꽁 머니 중심의 중소형 운용사들 중에는 슬롯 꽁 머니 판매사와 이해관계 문제로 이번 심사에 대표 슬롯 꽁 머니를 내놓지 않는 곳도 있다.

금투협 관계자는 "운용사 한 곳에서 여러 개 슬롯 꽁 머니를 신청한 경우도 많다"며 "샌드박스 신청 직후 거래소·예탁결제원 등과 함께 시스템 개발에 나설 예정으로 연내 실제 거래가 목표"라고 말했다.

공모슬롯 꽁 머니의 상장 추진은 올 1월 금융위가 발표한 '공모슬롯 꽁 머니 경쟁력 제고방안'의 후속 조치다. 금융위는 기존 공모슬롯 꽁 머니가 거래 편의성과 수익률이 떨어져 투자자들 외면을 받는다고 자체 분석한 바 있다. 슬롯 꽁 머니 수요가 계속 줄어드는 반면 ETF 수요는 계속 커지는 시장 상황을 감안해, 당국은 공모슬롯 꽁 머니도 ETF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상장시키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