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슬롯 돈이 지배하는 비밀공간속의 인간군상, 그 민낯을 드러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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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8부작
'오징어 게임' 떠올리는 블랙코미디
흥미로운 초반 룰, 지리멸렬한 후반전
하찮고 얄팍한 인간들, 새로운가 묻는다면 ‘글쎄’
당신의 시간을 사겠습니다
돈도 희망도 없는 진수(류준열)가 한강 다리에서 투신하려는 순간, 발신자 불명의 메시지가 도착한다. 거액이 입금되자 진수도 응한다. 초대된 곳은 외부와 차단된 8층짜리 건물. 진수는 3층을 골라 눕는다.
여기서 보내는 시간은 모두 돈이 된다. 진수는 1분에 3만원, 즉 1시간에 180만원이 내 몫으로 쌓인다는 사실에 환호성을 지른다. 그런데 8층 여자(천우희)는 1분에 34만원, 1시간에 2040만원 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어떨까.지난 1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8부작 드라마 &온라인 슬롯;더 에이트 쇼는 미지의 공간에 모인 8명의 이야기다. 영화 &온라인 슬롯;관상(2013)으로 주목받았고 &온라인 슬롯;더 킹(2017)과 &온라인 슬롯;비상선언(2022)을 연출했던 한재림 감독의 드라마 데뷔작이다.격리된 공간, 낯선 참가자들, 전광판에 찍히는 상금. &온라인 슬롯;더 에이트 쇼의 도입부는 넷플릭스의 히트작 &온라인 슬롯;오징어 게임(2021)을 떠올리게 한다. 원작은 이에 앞서 공개된 배진수 작가의 웹툰 ‘머니게임’(2018)과 ‘파이게임’(2020)이다.
드라마 초반의 재미는 독특한 ‘룰’에서 나온다. 식량과 물품은 어디서 구하며, 시간과 돈은 어떻게 충당되는지 참가자들은 하나하나 알아내야 한다. 7층 남자(박정민)는 주최자의 의도를 알 수 없어서 불안해하지만, 8층 여자는 마음껏 돈을 쓰며 상황을 즐긴다.결국 목표는 돈이다. &온라인 슬롯;더 에이트 쇼의 흥미로운 지점은 그 축적과 소비에 있다. 고층일수록 돈이 빠르게 쌓일 뿐 아니라, 집은 넓고 체감 물가는 낮다. 꼭대기 층에 입주한 철없는 여자가 식량 배분권까지 갖는다니, 아래층 입주자들은 부글부글 끓기 시작한다.다리가 불편한 1층 남자(배성우)는 특히 난감하다. 시간과 돈을 충당하기 위해 다 같이 계단을 올라야만 하기 때문이다. ‘노동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 눈치 보던 1층 남자는 결국 자신의 방을 다른 용도로 내놓는다. 영화 &온라인 슬롯;기생충(2019)의 가족들이 떨쳐낼 수 없었던 ‘반지하 냄새’. 그 맥락을 생각게 하는 흥미로운 장면이다.
룰이 현실을 반영한다는 점은 &온라인 슬롯;오징어 게임과 비슷하다. 크게 다른 점은 ‘누구 하나 죽으면 쇼가 끝난다’는 것이다. 눈치 게임과 거래, 협력과 배신이 복잡하게 오간다.&온라인 슬롯;더 에이트 쇼는 참가자들의 서사를 거창하게 풀어놓지 않는다. 진수를 제외한 인물들은 각 회마다 한명씩, 도입부와 오프닝 타이틀을 장식하는 정도다. 이는 이야기의 효율을 끌어올린다. 지루하지 않다는 점은 드라마의 큰 미덕이다.
서사가 생략되다 보니, 시청자들이 마음을 줄 인물은 많지 않다. 다채로운 캐릭터에서 오는 두뇌 싸움의 쾌감, 스릴도 자연스레 부족해진다. 그도 그럴 것이 &온라인 슬롯;더 에이트 쇼는 뭉클한 인간성이나 성장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인간의 민낯을 쓴웃음 속에 보여주는 블랙코미디에 가깝다.
얄팍해진 캐릭터가 선택하는 것은 결국 폭력이다. 다소 지리멸렬한 격투와 무의미한 린치가 중후반을 채우기 시작한다. 돈 때문에 생명까지 걸었던 &온라인 슬롯;오징어 게임의 잔혹함엔 물론 비할 바가 못 된다. 문제는 폭력의 수준이 아니라, 개연성이다.중후반 인물들의 전략은 고통을 주고받는 과정에 집중돼있다. 심리 싸움이 돋보이던 전반부보다 오히려 스릴이 덜하다면, 이처럼 원초적이고 단순해진 인물들 때문일 것이다. &온라인 슬롯;오징어 게임의 주요 인물들이 손에 피를 묻힐 때마다, 인간의 다양한 이면을 드러내며 입체성을 획득했던 것과는 다르다.
&온라인 슬롯;더 에이트 쇼의 결말이 의외성을 보여주기 힘들었던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신파 없이 담백하게 풀어간 결말에 대해선 호불호가 갈린다. 힘 있는 반전이나 카타르시스를 원하는 시청자들에겐 다소 불만족스러울 수 있다.
&온라인 슬롯;더 에이트 쇼는 ‘돈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갈수록 하찮아지는 인간 군상에 집중한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면, 이를 드라마에 담으려는 시도는 가치 있으며 계속돼야만 한다. 하지만 그 결과물 또한 가치 있는가. 답하기 쉽지 않다.
김유미 아르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