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바카라 "與 부가세 경감, 세수만 줄여…野 전국민 25만원, 선거용 돈 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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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FROM 100, 국힘·민주 주요 사설 바카라 뜯어보니“여당의 생활필수품 부가가치세 인하 사설 바카라은 물가도 못 잡고 세수만 줄이는 포퓰리즘 정책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與 세금 깎아주기론 물가 못 잡아
자영업자 '피터팬증후군' 유발 우려
野 25만원씩 '13兆' 마련책 없어
매표 빼고는 정책 목표도 안 보여
양당 간병비 급여화 취지 좋지만
바닥난 건보재정 해결책은 빠져
“야당의 ‘1인당 25만원 지급’ 사설 바카라은 정부 구매력을 유권자로 이전하는 것일 뿐 선거 득표 외엔 어떤 정책적 목표도 보이지 않습니다.”경제 전문가들로 구성된 민간 싱크탱크 ‘프롬(FROM) 100’(대표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 소속 교수들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총선 사설 바카라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4일 한국경제신문이 FROM 100과 함께 연 ‘4·10 총선 사설 바카라 분석’ 좌담회에서다. 대부분 사설 바카라이 현실적이지 않은 정치적 호소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갑영 전 총장은 이날 “양당 정책 대부분이 이론이나 현실적 기반이 없는 즉흥적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총평했다.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퍼주기’에 몰두하는 지금 같은 분위기에선 세수나 재원 조달을 언급하는 게 금기시될 정도”라고 꼬집었다.
○“여야, 재정플랜 없이 퍼주기 급급”
전문가들이 이날 비판한 대표적인 사설 바카라은 여당이 제안한 생필품 부가가치세 한시 인하와 야당이 제안한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이다. 모두 양당 대표가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때 꺼낸 사설 바카라이어서 포퓰리즘에 기대기 위해 급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국민의힘이 제안한 일부 부가세 한시 인하에 대해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를 잡을 목적으로 내놓은 사설 바카라인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 교수는 “가격이 오르면 다른 물건으로 소비를 대체하는 등 수요가 낮아지지만 억지로 세금을 깎아주면 굳이 그럴 필요가 없어 수요가 유지된다”며 “결국 가격은 그대로고 세수만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당이 최근 내놓은 부가세 간이과세 기준 상향 사설 바카라에 대해선 “자영업자들의 ‘피터팬 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민 교수)고 했다.전문가들은 약 13조원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야당의 민생회복지원금 사설 바카라도 비판했다. 결국 재정을 풀어 정부 구매력을 민간으로 단순 이전하는 구조인데, 물가 안정과 엇박자가 날 뿐 아니라 지원금이 1인당 25만원으로 분산돼 막대한 재원 대비 체감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유혜미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정부에서 돈을 쓸 때는 비록 실패할지라도 저출생 지원 같이 특정 목적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사설 바카라은 선거에서 표를 얻겠다는 것 외에는 그 어떤 목표도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노동 사설 바카라, 양당 모두 몸 사려”
양당의 공통 사설 바카라인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와 관련해서도 좋은 취지에 비해 ‘재정 플랜’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철성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건강보험 재정 문제에 대한 계획 없이 간병비 부담을 건보에 더 지우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현재도 간병 인력이 부족한데 건보 적용으로 간병비 통제를 받게 되면 인력이 더욱 이탈할 수 있다”고 했다.노동 관련 사설 바카라에 대해선 “양당 모두 몸을 사렸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국민의힘은 눈에 띄는 노동 사설 바카라이 없고, 민주당은 숫자는 많지만 특수고용 노동자 보호 등 기존 방향을 유지하는 선언적인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유 교수는 “주 4일 근무제 도입 기업을 지원하겠다는 야당 사설 바카라은 주 4일제를 할 여력이 있는 대기업과 그렇지 못한 중소기업 간 이중구조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좋은 평가를 받은 사설 바카라도 있었다. 석 교수는 “여당 사설 바카라처럼 국회가 완전히 세종시로 내려가면 비효율을 해소할 뿐 아니라 한강벨트 고밀 개발이 가능해져 서울과 세종시가 동반 발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야당 사설 바카라 중에선 노인 대상 재택의료 서비스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한신/한재영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