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미션: 슬롯 머신 일러스트 유동인구를 쇼핑몰로 보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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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를 바꾼 슬롯 머신 일러스트들롯폰기 마루노우치 시부야 하라주쿠 등 ‘도쿄의 얼굴’로 꼽히는 곳들은 부동산 디벨로퍼를 통해 저마다의 특색을 찾고 현대적인 모습을 뽐낼 수 있게 됐다. <도쿄를 바꾼 빌딩들은 디벨로퍼들의 활약을 담은 이야기다. 저자 박희윤은 롯폰기 힐스 등으로 유명한 일본의 부동산개발업체 모리빌딩에 최초로 입사한 슬롯 머신 일러스트인이다. 그는 모리빌딩의 컨설팅회사 모리빌딩도시기획의 수석컨설턴트 및 슬롯 머신 일러스트지사장을 지냈고 지금은 HDC현대산업개발 본부장을 맡고 있다.
박희윤 지음 / 북스톤
296쪽 | 1만9000원
마루노우치는 슬롯 머신 일러스트으로 치면 광화문과 여의도, 서울역 앞을 합쳐놓은 곳이다. 금융회사와 언론사, 대기업 등 4100여 개 회사와 25만 명의 회사원이 밀집한 일본 최대 오피스 거리다. 일본 경제가 초호황을 누린 1980년대에는 기업들이 이곳에 입성하고자 줄을 섰지만 버블이 꺼지면서 관심이 시들었다.마루노우치 땅의 70%를 갖고 있는 미쓰비시그룹의 부동산개발회사 미쓰비시지쇼는 차근차근 재개발을 시작했다. 그들은 하루 200만 명이 이용하는 도쿄역에 주목했다. 도쿄역 유동인구를 공략하기 위해 2002년 마루노우치 마루슬롯 머신 일러스트을 지었다. 그리고 31m 떨어진 곳에 마이플라자 슬롯 머신 일러스트을 세웠다. 두 슬롯 머신 일러스트은 쇼핑몰과 식당 등으로 채워졌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벤트도 자주 열었다. 어느 건물에 주차하든 같은 쇼핑몰에 주차한 것처럼 할인받을 수 있게 했다. 저자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집객장치를 자석으로 비유하는데 자석이 하나만 있으면 시너지가 나지 않는다”며 “일정 거리를 둔 2개의 집객 거점을 만들고 그 거점 간의 거리를 매력적으로 가꾸는 전략을 쓸 만하다”고 말했다.
21세기 일본 도시개발의 상징으로 꼽히는 롯폰기 힐스는 삶과 일, 문화, 쇼핑을 한곳에 모은다는 콘셉트가 먹혔다. 이곳 오피스 임차인으로 골드만삭스, 맥킨지, 구글 재팬 등 유명 글로벌 기업이 많다. 54층짜리 오피스 건물이 뚱뚱한 게 도움이 됐다. 롯폰기 힐스는 사무실 한 개 층이 약 5400㎡(1630평)에 이른다. 꼭대기 층까지 다 같다. 이게 기업들에 호평받았다. 어지간히 큰 기업도 한 층에 모든 기능을 집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다 읽고 나면 궁금증이 생긴다. 슬롯 머신 일러스트은 왜 이런 개발이 잘 이뤄지지 못할까. 슬롯 머신 일러스트과 일본의 차이는 무엇일까.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