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꽁 머니 현대판 봉이 김선달…"분양 안되면 폭망하는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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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잔치' 끝나니 부메랑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봉이 김선달식 슬롯 꽁 머니’으로 불린다. 슬롯 꽁 머니자는 자기 돈을 전체 슬롯 꽁 머니 규모의 5%만 투입하고 금융회사로부터 95%를 조달하는 식으로 슬롯 꽁 머니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호황기에는 큰 수익을 안겨주고 부동산 공급을 늘려준다. 반면 고금리·부동산 침체 등 여건이 나빠지면 경제를 위협하는 ‘뇌관’으로 작동할 수 있다.
한국 PF 치명적 허점
90% 이상이 대출
집값 오르던 시기
'황금알 낳는 슬롯 꽁 머니'
고금리 쇼크로
도미노 부실 전이
PF슬롯 꽁 머니장으로부터 발주받아 건물을 짓는 회사가 시공사다. 태영건설 같은 건설사다. 금융사는 시행사나 시공사가 아닌 PF슬롯 꽁 머니장에 대출(PF)해준다. 이를 활용한 부동산 개발이 일반화한 건 2000년대 들어서다. 이전까진 시행사가 자체 신용도를 바탕으로 돈을 빌리고, 개별 슬롯 꽁 머니이 실패하면 시행사도 같이 무너졌다. 1997년 외환위기로 금리가 급등하고 수많은 시행사가 도산하자 리스크를 슬롯 꽁 머니장별로 분산하는 방식이 도입됐다.
현재의 PF슬롯 꽁 머니장은 대부분 땅값의 일부만 대고 슬롯 꽁 머니을 시작한다. 토지 매입 단계부터 대출을 최대한 활용한다. 해외 PF 슬롯 꽁 머니이 토지를 자기자본으로 사고, 건물을 짓거나 슬롯 꽁 머니을 할 때 돈을 빌리는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슬롯 꽁 머니 진행 단계에 따라 브리지론, 본PF로 구분한다. 브리지론은 땅을 사기 위해 일으키는 대출이다. PF슬롯 꽁 머니장이 인허가를 받고 건물을 올리기 시작할 때 받는 대출이 본PF다.
브리지론은 본PF보다 위험성이 높다. 대출 금리도 훨씬 비싸다. 보통 저축은행이나 증권사 등 2금융권이 참여한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금융사는 시공사(건설사)의 보증을 요구한다. 건설사는 보증을 서는 대신 공사를 따낸다.
PF슬롯 꽁 머니장은 토지를 사들인 뒤 이를 담보로 본PF 대출을 받아 앞서 빌린 브리지론을 갚는다. 이렇게 레버리지(지렛대)를 극대화하는 방식은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르던’ 시기에 큰 수익을 안겨줬다. 금융권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작년 9월 말 134조3000억원으로 2013년 말 35조2000억원 대비 네 배 가까이 늘었다.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시장이 고꾸라질 땐 딴판이다. 과도한 보증이 부메랑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도급순위 16위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에 들어간 게 대표적 사례다. 태영건설은 비슷한 덩치의 건설사보다 두 배 이상 많은 PF슬롯 꽁 머니장에 보증을 섰다. 그 후유증을 버티지 못해 무너지게 된 것이다.
정부도 PF 부실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PF가 경착륙 땐 큰 혼란이 올 수 있다”며 “근본적 제도 개선을 진행하되 단기적으로는 풍선 바람을 빼듯 질서 있게 구조조정을 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