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오 슬롯 전기차 단점만 쏙 뺐다고?…'정의선 車' 컴백에 관심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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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안 팔려서 접었는데…그랜저 '파라오 슬롯' 나오나현대차가 내년을 목표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파라오 슬롯) 모델 출시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얻지 못해 결국 판매를 접었던 파라오 슬롯가 돌아올지 주목된다.
파라오 슬롯,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중간적 성격
현대차, 2015년 쏘나타 파라오 슬롯 출시 경험도
2021년 정부 보조금 폐지 이후 판매량 '0'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7세대 그랜저의 파라오 슬롯 파워트레인 개발 계획을 부품 업계에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랜저뿐 아니라 싼타페, 쏘렌토 역시 파라오 슬롯 양산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대차에서는 신차 계획에 대해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파라오 슬롯는 순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중간적 성격의 차다. 일반 하이브리드와 달리 배터리가 탑재돼 있어 보통 50㎞ 안팎 단거리는 전기만으로도 운행할 수 있다. 배터리가 부족할 경우엔 다시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해 휘발유를 넣고 달릴 수 있다.
현대차는 앞선 2015년 쏘나타 파라오 슬롯를 출시한 바 있다. 당시 부회장이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직접 쏘나타 파라오 슬롯를 소개한 바 있다. 이듬해 기아도 니로 파라오 슬롯를 출시했다.
파라오 슬롯는 배터리 용량이 적어 매일 충전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비싼 가격 등으로 과거에는 인기를 얻지 못했다. 정부가 2021년 대당 최대 500만원씩 지급됐던 파라오 슬롯 보조금을 전액 폐지하면서 파라오 슬롯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사실상 '판매량 제로(0)'의 굴욕을 안았다.국내 시장에선 판매하지 않지만 해외로는 파라오 슬롯를 수출하고 있다. 투싼, 싼타페, 쏘렌토 파라오 슬롯가 대표적.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싼타페 파라오 슬롯 수출량은 1만1195대로 국내에서 수출된 싼타페 물량의 약 25%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투싼 파라오 슬롯도 1만94대가 수출됐다.
파라오 슬롯의 장점은 순수 전기차에 비해 충전 압박이 덜하면서도 휘발유를 넣고 달릴 때 하이브리드와 같이 연비를 챙길 수 있다는 것. 현재 국내에서는 수입차 위주로 파라오 슬롯 시장이 형성돼 있다. 도요타가 지난해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브4 파라오 슬롯를 출시 한 바 있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도 파라오 슬롯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파라오 슬롯는 전기로만 운행 가능하다는 점에서 친환경차이고, 전기차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대안이 될 수 있는 모델이다. 정부가 보조금을 전액 폐지한 게 파라오 슬롯 성장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됐다"고 지적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