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이라도 하라"…인터넷 바카라이노에 뿔난 주주들, 왜? [최만수의 산업과 주식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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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이후 43% 폭락“설마 유상증자 가격 아래까지 떨어질 줄은 몰랐네요.”
유상증자 발행가액 아래로 떨어져
주주들 "자사주 매입하라"
포드 인터넷 바카라 부진, 공장가동 연기 악재
수율 상승은 긍정적, 고객사 판매량 증가가 관건
“이쯤되면 자사주 매입이라도 해야하는 거 아닌가.”
인터넷 바카라이노베이션이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며 주주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7월말 고점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폭락해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던 유상증자 발행가액(13만9600원) 아래까지 떨어졌다. ‘배터리 랠리’엔 올라타지도 못했는데 하락장에선 다른 2차전지주와 함께 떨어지니 주주들의 불안은 커져만 간다.
○인터넷 바카라 투자 줄이는 포드
인터넷 바카라이노베이션은 지난 27일 0.32% 하락한 12만4300원에 마감했다. 최근 3거래일 간 11.84% 급락했다. 8월 이후 주가하락률은 -42.45%다.
최근 주가 급락의 원인은 배터리 사업 자회사 인터넷 바카라의 실적 우려 때문이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이르면 올해 3분기부터 인터넷 바카라이 미국의 생산세액공제(AMPC) 효과에 힘입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봤다.하지만 실적 발표가 가까워질수록 전망은 어두워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인터넷 바카라이 3분기 영업적자 1213억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했다. AMPC 효과를 제외한 적자규모는 2957억원으로 전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가 촉발한 전기차 가격인하 경쟁이 인터넷 바카라의 주요 고객사인 포드의 판매부진으로 이어지면서 배터리 실적이 악화됐다. 포드의 주력 전기차 모델 ‘F-150 라이트닝 트럭’은 9월까지 판매량이 월 2000대에도 못미치고 있다. 9월 판매는 1000대를 밑돌았다.
차가 안팔리자 포드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 전기차 판매 목표를 기존 60만대에서 40만대로 낮추고, 60만대 판매 목표를 2024년으로 연기했다. 2026년 200만대 판매 목표도 무기한 연기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비용 부담을 감내하며 전기차 고객을 확보하려고 노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인터넷 바카라의 또다른 고객사인 폭스바겐의 전기차 ID.4 판매역시 부진한 상황이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포드는 26일(현지시간)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후 전기차 투자 계획 일부를 잠정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따라 인터넷 바카라과 2026년 가동을 목표로 설립을 추진한 켄터키주 두 번째 배터리 공장 가동을 연기할 예정이다. 3분기 포드 전기차 사업부 손실 규모는 13억달러(약 1조7600원)에 달했다. 포드 주가는 28일 뉴욕증시에서 12.25% 폭락했다.
○'돈맥경화' 배터리 사업, 모회사 뒷바라지도 한계
인터넷 바카라의 실적부진이 뼈아픈 이유는 자금줄 역할을 하던 SK이노베이션의 수혈 여력이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인터넷 바카라이 투자를 위해 1년 동안 조달한 자금은 총 10조원이 넘는다. 차입으로 투자금을 충당하면서 올 상반기 이자비용만 2057억원을 지출했다. 하루빨리 흑자전환해 ‘밑빠진 독’을 막아야하는데 고객사는 속도를 늦추겠다고 하니 인터넷 바카라은 속이 타들어 간다.배터리 후발주자로서 시장 내 입지를 다지려면 지속적인 설비 투자가 요구되기 때문에 이제와서 투자를 멈출 수도 없다. 인터넷 바카라의 투자비 조달이 여의치 않자,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총대를 메고 지난 9월 유상증자를 통해 1조1400억원을 확보했다. 당장 급한불은 껐지만 주주들은 회사의 운영자금을 주주로부터 조달한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다행인 건 국제유가 상승으로 본업인 정유사업에서 실적개선이 기대된다는 점이다. 인터넷 바카라이노베이션은 3분기 1조원대의 영업이익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 급등의 배경이 전방산업의 수요 증가보다 중동 정세불안으로 인한 공급차질에 있기 때문에, 실적 개선세가 4분기까지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최근 주가 급락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매력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6배로 경쟁사인 에쓰오일(0.94배)의 반토막 수준까지 떨어졌다. 에쓰오일이 정유사업만 하는 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터넷 바카라의 배터리 사업 가치는 사실상 아예 반영도 안하고 있는 셈이다.
주가 반등의 관건은 미국 시장의 전기차 판매 회복이다. 미국의 전기차 시장 침투율은 여전히 10% 미만이며, 무역분쟁으로 인해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진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기차 판매량만 회복되면 LG에너지솔루션, 인터넷 바카라, 삼성SDI 등 국내 2차전지 셀업체들은 즉각적인 실적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월가에선 고유가와 낮아진 배터리 가격으로 4분기부터는 다시 전기차 수요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전문가들은 인터넷 바카라의 주고객사인 포드와 폭스바겐의 전기차 판매실적 추이를 지켜보며, 당분간 인내심을 갖고 투자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포드 폭스바겐 판매 회복을 통한 인터넷 바카라 실적 회복이 실적 및 재무구조에 중요하다”며 “향후 판매량 회복 확인 시 주가는 의미 있는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