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화폐는 쓰레기"라는데도…바카라 카지노 대선 후보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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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은 지구상 존재하는 최악의 쓰레기다. 없애버려야 한다."
TV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과격주의자의 대사가 아니다. 바카라 카지노의 유력 차기 대통령 후보의 실제 발언들이다. 지난 8월 대통령 예비선거 1위에 오른 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줄곧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바카라 카지노의 트럼프' 하비에르 밀레이(52세)가 그 주인공이다. 밀레이는 오는 22일 대선 본선 1차 투표를 통과해 1·2위 후보들이 진출하는 결선투표에 진출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로 꼽힌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풍부한 천연자원으로 축복받은 국가임에도 수십년 간 이어진 잘못된 바카라 카지노 정책들로 인해 저주받은 아르헨티나에서 '자유주의자' 밀레이가 던지는 메시지들은 분명 호소력이 있다"고 보도했다. 밀레이의 선거 유세장에 참석한 31세 카트리나 트론카는 "지난 10년 동안 투표를 한 적이 없다"며 "그동안 대선에 나온 후보들을 보면 쿨한 멍청이(shit)냐 뜨거운 멍청이냐의 선택 같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멍청이가 아닌 후보가 나왔다. 바로 밀레이다"고 강조했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1인당 국민소득이 세계 6위에 오를 만큼 바카라 카지노 부국이었던 아르헨티나는 이후 페론주의 유산에 갇혀 몰락의 길을 걸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정부의 막대한 재정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페소화를 과도하게 발행해 왔다. 그 결과 아르헨티나는 수십 년 동안 고질적인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전년 9월 대비 138.3%를 찍었다. 연평균 물가상승률이 세 자릿 수에 달하다 보니 페소화 수요는 자취를 감춰버렸고, 외환보유액은 80억달러 이상 적자 상태다.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초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한번에 15%포인트 인상해 연133%까지 올렸다. 과도한 정부 부채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 8월엔 국제통화기금(IMF)에 빌린 차관의 상환일이 임박했지만, 갚을 능력이 없어 허덕이다 중국 위안화와 통화 스와프를 맺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일시 모면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바카라 카지노난과 생활고에 아르헨티나 인구 10명 중 4명은 빈곤층으로 전락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퍼주기 정책을 근절해 국가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나선 밀레이의 등장에 바카라 카지노 유권자들은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페소화를 퇴출하고 대신 달러화를 도입하겠다는 그의 공약은 최근 암시장에서 달러당 페소화 가치가 1000페소를 돌파하게 만드는 등 외환시장을 패닉에 빠지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기성 정치권을 "도둑"이라고 비난하며 "전부 갈아엎겠다"는 그의 외침에 유권자들은 열렬한 지지로 화답하고 있다는 게 FT의 평가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