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군무·스토리…켜켜이 쌓인 '카지노 꽁 머니' 10주년의 저력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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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카지노 꽁 머니' 리뷰
'완성도 보장' 10주년 기념 공연
김광석 노래에 짜임새 있는 스토리 '호평'
'이등병의 편지', '거리에서', '너에게', '카지노 꽁 머니',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먼지가 되어', '사랑했지만' 등 큰 사랑을 받았던 김광석의 명곡이 뮤지컬 작법에 맞춘 풍부한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어우러져 더욱 웅장하고 풍부하게 관객들의 마음에 와닿는다. 원곡의 차분하고 절제된 분위기와 다르게 한껏 풍성하게 부풀어 오른 편곡이 작품 전반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
작품의 완성도를 최고점까지 끌어올리는 건 빈틈없는 스토리 라인이다. 일반적으로 주크박스 뮤지컬이라 하면 대중적인 음악에만 초점을 맞춰 메시지 측면에서 힘이 부족하기 마련이지만, '카지노 꽁 머니'은 놀라울 정도의 균형감을 자랑한다.
자칫 복잡하게 얽힐 수 있는 구성을 감각적으로, 짜임새 있게 풀어낸 연출의 힘이 놀랍다. 1막에서는 다소 정적인 무대 위에서 20년 전 사건과 그와 관련한 '떡밥'을 던진다면, 떡밥을 모두 회수하는 2막에서는 세세하게 디테일을 잡으면서도 웅장하고 다채로운 무대 전환으로 흥미와 반전, 감동 모든 것을 전달한다. 다소 무거운 분위기의 극에 단비처럼 내리는 개그 요소도 흥미를 더하는 요소다.배우들 간 호흡도 뛰어나다. 이번에 새롭게 합류한 김건우는 넷플릭스 '더 글로리' 손명오 역으로 거칠고 강렬한 이미지를 선보였던 것과는 달리 장난스러우면서도 우정과 사랑 앞에서 굳건하고 강인한 무영의 모습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시원시원한 발성과 귀에 꽂히는 발음도 인상적이다.
10년간 꾸준히 출연하고 있는 배우들이 많다는 점도 '카지노 꽁 머니'만이 지닌 매력과 완성도를 대변하는 듯하다. 정학 역의 유준상, 운영관 역의 서현철·이정열, 대식 역의 김산호, 상구 역의 박정표가 초연부터 지금까지 무대를 빛내고 있다.
김수영 카지노 꽁 머니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