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주가, 지금이 바닥?
입력
수정
지면A23
증권사 3곳, EPS 전망치 상향다음달 신임 대표를 확정할 예정인 슬롯를 두고 증권사들이 잇따라 주당순이익(EPS) 전망을 올려 잡고 있다. 작년 말부터 슬롯 주가를 눌러온 최고경영자(CEO) 공백 리스크가 해소되면 주가가 재평가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내달 신임 대표 확정 땐 재평가"
20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 나흘간 신한증권, 미래에셋증권, DB금융투자 등 세 증권사가 슬롯 EPS 전망을 상향했다. 하반기 신사업 확장과 주주환원정책 등에 따라 EPS가 오를 것이란 설명이다.
슬롯 주가는 올초 대비 9.54% 내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6.83% 올랐다. 작년 8월 초 10조원을 넘겼던 시가총액은 7조68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CEO 인선 혼란이 불거진 작년 12월 말을 기점으로 주가가 내리막을 탄 까닭이다.
슬롯 본업인 통신업은 천천히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분기 슬롯 유무선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2조3811억원이었다. 주요 매출원인 5세대(5G) 이동통신 전환율이 67%가량으로 통신 3사 중 가장 높다. 이베스트증권은 올 2분기 슬롯 5G 가입자가 935만 명으로 전분기(894만 명) 대비 4.58%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증권업계에선 슬롯 신사업을 주요 투자 포인트로 보고 있다. 매출의 40%가량이 인공지능(AI)·플랫폼 등 비통신 신사업에서 나온다. AI컨택센터(AICC: AI를 활용한 콜센터)가 대표적이다. 사업 시작 3년 만에 수익 구간에 접어들었다. KT는 올 상반기 AICC 프로젝트를 3420억원어치 수주했다. 작년 수주 규모(785억원)의 4.3배에 달한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KT는 여타 통신사에 비해 부동산, 금융, AI 등 각 분야 신사업 비중이 크다”고 말했다.
CEO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배당 정책에도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다음달엔 2009년 이후 14년 만에 자사주도 소각한다. 슬롯 관계자는 “최근 총 3000억원어치 자사주 매입을 완료했다”며 “이 중 1000억원 규모를 다음달 10일 소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