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줄 풀고 숲 산책…반려견 바카라 꽁 머니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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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에 11번째 전용 공간“우리 사랑이가 잠시나마 목줄을 풀고 다른 친구들과 신나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저도 덩달아 기뻐요.”(8세 푸들 ‘사랑이’ 주인 이동이 씨·65)
음수대·벤치·CCTV 등 설치
등록 동물·바카라 꽁 머니인 함께 입장
그늘에서 마음껏 놀 수 있어
바카라 꽁 머니시, 5곳 추가 확충 목표
"사고·소음발생" 일부 반발도
이동이 씨는 그동안 매일 점심 공원에서 산책할 때 다른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사랑이를 줄로 묶어 통제해야 했다. 반려견 바카라 꽁 머니에서만큼은 강아지가 목줄을 착용하지 않고 마음껏 흙바닥을 돌아다닐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했다.
건강하게 스트레스 해소
지난 11일 개장한 서울 서초구 양재천교 인근 매헌시민의숲 ‘반려견 바카라 꽁 머니’엔 요크셔, 푸들, 비숑 프리제 등 다양한 종의 강아지가 모였다. 때 이른 무더위에 달궈진 아스팔트 도로를 피해 ‘개모차’(강아지 전용 유모차)를 타고 온 반려견도 대여섯 마리 있었다.반려견 바카라 꽁 머니는 843㎡ 규모로, 나무로 둘러싸인 숲 안에 있다. 황동열 동물보호단체 팅커벨프로젝트 대표는 “강아지들이 뛰어노는 공간에 그늘이 가득해 그동안 가본 서울 시내 바카라 꽁 머니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라고 평가했다.
바카라 꽁 머니는 자치단체에 동물 등록을 한 반려견만 입장이 가능하다. 반려인은 목줄과 배변봉투를 들고 강아지를 따라 들어가야 한다. 이용료는 따로 받지 않는다. 바카라 꽁 머니 문에 붙은 ‘체고 기준표’에 따라 키 40㎝ 또는 몸무게 15㎏ 이하인 동물은 중소형 바카라 꽁 머니, 그보다 큰 반려견은 대형 바카라 꽁 머니를 이용한다. 전염성 질병 등 감염병을 옮길 위험이 있거나 맹견으로 판단되는 강아지는 출입이 불가능하다.음수대, 벤치, CCTV 등이 설치돼 있어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바카라 꽁 머니를 이용할 수 있다. ‘똘똘이’(보더콜리)를 6년 동안 데리고 산 김정희 씨(69)는 “강아지들이 매일 30분만이라도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어야 정서에 도움이 돼 앞으로 자주 방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는 다음달 12일까지 시범운영을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한 뒤 바카라 꽁 머니를 정식 개장할 계획이다.
견주·비견주 간 동선 분리 효과도
서울 시내에 있는 이 같은 반려견 바카라 꽁 머니는 총 11개(시 운영 4곳, 자치구 운영 7곳)다. 늘어나는 반려동물 수에 비하면 다소 모자라다. 국내 등록 반려동물 수는 276만6250마리다(2021년 농림축산식품부 자료). 2015년 97만9198마리에서 6년 만에 1.82배 늘었다. 정식으로 등록하지 않은 개체까지 합하면 반려동물 수는 더 많다. 반면 반려견 전용 놀이시설은 2013년 이후 10곳 늘어나는 데 그쳤다.시는 2026년까지 5곳을 더 만들기로 했다. 동작구 등 구 단위에서도 반려견 바카라 꽁 머니 조성 사업이 활발하다.하지만 반려견 바카라 꽁 머니 조성을 반대하는 주민들도 있어 이들을 설득하기가 만만치 않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매헌시민의숲 바카라 꽁 머니를 조성할 때도 ‘사람을 위한 시설도 부족한 마당에 반려동물을 위한 공간이 왜 필요하냐’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개 짖는 소리가 싫다거나 개에 물리는 사고 등을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시는 지난해 1월부터 주민 대상 설명회와 설문조사를 거쳐 바카라 꽁 머니를 시민들의 보행 거리에서 최대한 동떨어진 공원 외곽에 짓는 것으로 타협했다.
강동구도 지난해 9월 고덕강일1지구 고덕비즈밸리 안 공원에 반려견 바카라 꽁 머니 조성을 추진하다가 주민 반대에 부딪혀 사업을 일단 ‘장기 프로젝트’로 미뤄뒀다. 서울시 관계자는 “반려동물 전용 바카라 꽁 머니를 조성하면 개를 좋아하지 않는 이들과 견주들 간 동선이 분리되기 때문에 오히려 갈등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