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간 3400억 수입…'2000원 슬롯사이트 보스' 면제 실험 나선 곳

서울시 한달 반 실험해보니…
슬롯사이트 보스 면제 후 혼잡도·정체 증가
26년간 거둔 슬롯사이트 보스 3400억원

시민의견 수렴해 연말께 결론
"면제차량 많아 슬롯사이트 보스 효과 의문"
"승용차 이용 늘어 탄소감축 역행"
서울시는 남산 1·3호 터널의 혼잡슬롯사이트 보스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3월 17일부터 두 달간 슬롯사이트 보스 면제 실험을 시행한 뒤 연말께 폐지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지난 16일 남산 1·3호 터널 입구에 혼잡슬롯사이트 보스 면제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경DB
“2000원을 깜빡했는데, 다음에 낼 방법이 없을까요?”

지난 26년 동안 서울 남산 1·3호 터널 요금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서울시는 1996년 11월 11일부터 받아온 혼잡슬롯사이트 보스를 없앨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올 3월 17일부터 두 달 동안 슬롯사이트 보스 징수 면제 ‘실험’을 하고 있다.

양방향 면제 후 도심 속도 느려져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강남방향 슬롯사이트 보스 면제(3월 17일~4월 16일)와 양방향 슬롯사이트 보스 면제(4월 17일 이후)를 적용해본 결과 터널 통행량이 증가했고, 우회도로(장충단로·소파길·소월로) 이용량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터널 통행량은 면제 전 하루 7만5619대에서 양방향 면제 후 8만5464대로 13% 늘었다.
도심 슬롯사이트 보스 속도도 느려졌다. 평균 시속 18.2㎞이던 도심 전체(종로·을지로·퇴계로·세종대로·대학로 등) 차량 속도가 강남방향 면제 기간엔 17.9㎞(1.6% 하락), 양방향 면제 기간엔 17.4㎞(4.4% 하락)로 떨어졌다. 이 중 터널의 직접 영향권에 드는 구간(삼일대로~1호터널~한남대로, 소공로~3호터널~녹사평대로) 속도는 평소에는 27.8㎞였으나 강남방향 면제 시 26.6㎞(4.3% 하락), 양방향 면제 시 25.0㎞(10% 하락)로 눈에 띄게 둔해졌다.

서울시, 26년간 3400억원 수입

남산터널은 1968년 북한 공작원 김신조의 청와대 습격사건 여파로 건설이 추진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9년 북한 침공에 대비하기 위해 평소에는 도로로, 비상시에는 대피소로 쓸 수 있는 남산 터널 공사를 지시했다. 1970년에는 1·2호 터널, 1978년에는 3호 터널이 뚫렸다.1996년 혼잡슬롯사이트 보스 도입 전에도 ‘터널 슬롯사이트 보스’는 있었다. 1~3호 터널 공사비를 충당하기 위해 30~120원(승용차는 60원)씩 거뒀다. 이 슬롯사이트 보스는 1990년(2호 터널), 1994년(1·3호 터널) 각각 폐지됐다. 이때 받은 슬롯사이트 보스는 25년간 208억원(1호 터널의 경우)으로 공사비 대부분을 회수한 규모였다.

1996년 11월 11일 시작된 혼잡슬롯사이트 보스(평일 오전 7시~오후 9시 징수)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도입 성격부터 달랐다. “1998년까지 승용차 통행량의 20%를 줄이겠다”(조순 당시 서울시장)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부활한 것이다. 당초 1000원으로 거론되던 슬롯사이트 보스가 최종 2000원으로 결정되는 바람에 시민의 원성을 샀다. 도입 후 첫 1주일간 터널 통행량이 60%나 감소할 정도로 파장이 컸다.

서울시가 지난 26년간 1·3호 터널에서 거둔 슬롯사이트 보스는 3400억원에 달한다. 시 관계자는 “평일 하루에 약 6000만원, 연간 150억원가량의 수입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슬롯사이트 보스 도입 직후에는 터널 사용이 줄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2000원’의 가치가 떨어지고 승용차가 늘어나면서 터널 내 통행량은 증가해왔다. 저공해, 경차, 요일제 등 각종 이유로 요금을 면제해주는 대상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줬다. 슬롯사이트 보스가 제 역할을 못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혼잡’ 슬롯사이트 보스라면서 도심방향이 아니라 도심에서 빠져나가는 차량에도 돈을 거두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비판 역시 끊임없이 나왔다. 서울시가 이번 슬롯사이트 보스 면제 실험을 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슬롯사이트 보스 폐지’ 탄소 감축 역행 지적도

슬롯사이트 보스 폐지 반대 의견도 있다. 대중교통을 더 많이 이용하도록 장려하는 방향에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해 역량을 강화해도 모자랄 상황에 승용차 이용을 장려하는 결정이 맞냐는 것이다.지난 한 달 반 동안의 실험 결과 도심 슬롯사이트 보스량이 증가하고 슬롯사이트 보스 속도가 느려진 게 확인된 점도 부담이다. 김종민 서울시 교통수요관리팀장은 “슬롯사이트 보스량만으로 판단할 사안은 아니다”며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관련 제도 등도 손질이 가능한지 살펴본 뒤 연말께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