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에 '메탄 다이어트 사료' 먹인다 … 축산업도 탈메이저사이트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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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20년, 선진 농업 현장을 가다
(3) 메이저사이트중립 나선 축산
호주 축산 대기업 '나프코'
메탄 저감 첨가제 넣은 사료 먹여
트림서 나오는 메탄 80% 낮춰
빌 게이츠, 첨가제 156억 투자도
韓, 메이저사이트중립 표시제 아직 없어
'저메이저사이트' 인증 시범사업 진행 예정
호주 브리즈번 인근 와이누이 지역에서 축산 대기업 나프코가 운영하는 소 비육장은 이 같은 메이저사이트중립 혁신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이다. 퀸즐랜드주와 노던 준주(準州)의 들판에서 2년가량 키운 이 회사의 소는 이곳에서 100일간 ‘특별한’ 성분이 든 사료를 먹으며 지낸다. 메탄 유발 효소를 억제해 소의 트림에서 나오는 메탄을 최대 80%까지 줄여주는 첨가제다. 제레미 슬로스 나프코 와이누이비육장 매니저는 “이곳에 있는 모든 소는 메이저사이트 배출을 줄이는 사료를 먹고 있다”며 “1년에 약 6만 마리분의 ‘저메이저사이트 소고기’를 출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줄 잇는 ‘저메이저사이트 소고기’
메이저사이트중립 소고기 생산의 핵심은 메이저사이트 배출을 줄이는 사료 첨가제를 쓰는 것이다. 나프코가 사용하는 첨가제 ‘보베어’는 네덜란드 화학기업 DSM이 개발했다. 소의 위장에 있는 미생물이 효소와 결합하는 것을 막는다. 호주축산공사에 따르면 나프코의 파이브 파운더스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네 개의 소고기 브랜드가 메이저사이트중립 인증을 받았다. 호주 내에서도 메이저사이트중립을 위한 사료 첨가제 개발이 활발하다. 홍조류를 활용해 메탄 저감 첨가제를 개발한 스타트업 루민8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설립한 청정에너지 펀드 ‘브레이크스루 에너지벤처스’로부터 지난달 1200만달러(약 156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일본 싱가포르 등에 수출
관건은 소비자가 상대적으로 비싼 메이저사이트중립 소고기를 선택할 것이냐다. 호주 식품회사 하베스트로드가 지난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어떤 표현이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하다고 느끼냐’고 묻는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로컬 푸드’ ‘방목’ 등이 ‘메이저사이트중립’ ‘메이저사이트배출 저감’ 등의 표현보다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이저사이트중립 소고기를 자체상품(PB)으로 출시한 호주 대형마트 콜스도 일반 소고기에 비해 마진을 줄이는 방식으로 메이저사이트중립 소고기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한국에서는 호주의 메이저사이트중립 소고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마땅한 메이저사이트중립 표시제가 없기 때문이다. 제임스 카슨 나프코 생산판매 총괄매니저는 “메이저사이트중립 표시제를 도입한 일본, 싱가포르 등을 중심으로 파이브 파운더스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메이저사이트중립 축산 제품을 제도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다음달부터 메이저사이트 배출을 평균 대비 10% 줄인 축산물에 ‘저메이저사이트’ 인증을 부여하는 시범사업을 할 계획이다.브리즈번=강진규 기자
제작지원=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