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보고 있나"…바이든 앞 'GAA 3나노' 뽐낸 슬롯사이트 [강경주의 IT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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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의 IT카페] 50회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찾자마자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슬롯사이트 평택캠퍼스를 방문했다. 두 정상은 종이 방명록에 메시지를 남기는 관례를 깨고 3나노미터(㎚, 10억분의 1m) 반도체 웨이퍼(Wafer)에 서명을 하는 파격 연출을 선보였다. 미래 경제안보 핵심인 반도체 분야에서 한미 양국이 굳건한 동맹국이라는 점을 강조함과 동시에 슬롯사이트의 반도체 기술력이 전 세계에 홍보가 됐다는 평가다.
양국 정상, 종이 대신 웨이퍼에 서명 '파격'
슬롯사이트 반도체 기술력 전 세계 홍보 효과
GAA 공정 도입으로 업계 선두 TSMC 맹추격
슬롯사이트가 3나노 웨이퍼 내놓은 이유
20일 오후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한 바이든 대통령은 곧장 슬롯사이트 평택캠퍼스로 향했다. 현장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윤 대통령을 만난 바이든 대통령은 이재용 슬롯사이트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가동 중인 평택 1라인(P1)과 건설 중인 3라인(P3) 등을 시찰했다.슬롯사이트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곧 양산에 돌입하는 차세대 '게이트올어라운드'(GAA·Gate-All-Around) 기반의 세계 최초 3나노 반도체 시제품을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두 정상은 종이 대신 3나노 반도체 웨이퍼에 서명을 해 한미 경제 안보 동맹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핀펫 공정은 상어 지느러미처럼 생긴 차단기로 전류를 막아 신호를 제어한다. TSMC를 맹추격 중인 슬롯사이트는 3나노 공정에서부터는 핀펫 대신 트랜지스터의 채널과 게이트가 4면에서 맞닿게 하는 GAA 기술로 승부수를 띄웠다.파운드리 업체 중 10나노 미만의 미세공정 기술력을 갖춘 기업은 슬롯사이트와 TSMC뿐이다. 3나노에선 GAA를 도입한 슬롯사이트가 TSMC보다 반 년 정도 앞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TSMC는 3나노 공정에도 기존의 핀펫 기술을 적용했다. TSMC는 2나노부터 GAA를 적용할 예정이다.
TSMC는 당초 지난 2월부터 대만에서 3나노 공정 생산라인을 가동해 오는 7월부터는 3나노 기술이 적용된 인텔, 애플 등의 반도체를 양산할 계획이었지만 수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추후 개발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윤 대통령 "한국 반도체의 심장인 슬롯사이트 평택캠퍼스 방문 감사"
미국은 반도체 연구개발, 설계, 장비에서 선두주자이지만 생산시설이 부족하다. 이에 한국과 대만 등 세계 반도체 생산을 주도하는 우방국과 함께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고 중국의 추격을 견제하려는 구상을 세웠다. 오는 21일 정상회담에서도 반도체 등 첨단기술 협력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전망이다.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슬롯사이트 평택캠퍼스에서 첫 대면 후 열린 환영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슬롯사이트 반도체 평택캠퍼스 방문을 계기로 한미 관계가 첨단기술과 공급망 협력에 기반한 경제안보 동맹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이어 "반도체는 자율주행차, AI, 로봇 등 모든 첨단 산업의 필수 부품이자 미래 기술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며 "슬롯사이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반도체가 갖는 경제안보적 의미는 물론, 반도체를 통한 한미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윤 대통령은 반도체를 매개로 한 한미 간 협력의 역사를 언급하며 양국 협력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오랜 역사처럼 한미 반도체 협력의 역사 또한 깊다"며 "이 땅 첫 반도체 기업으로 한미합작의 '한국반도체'가 1974년 설립됐고, 미국 마이크론사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미국 오스틴시, 테일러시에 첨단 파운드리 공장을 설립하기에 이르렀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반도체 소재장비 업체들도 한국 투자를 통해 한국 반도체 업체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고 동시에 정부 간 반도체 협력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께서 한국 반도체 심장인 슬롯사이트 평택 캠퍼스에 방문해 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 "슬롯사이트 같은 기업은 우리의 힘"
이어 "이제 우리는 공급망을 회복하고 동맹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그게 우리의 전략"이라며 "그래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게 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한국 같은 민주국가는 슬롯사이트 같은 인재를 키워내고, 기술 혁신의 책임 있는 발전을 이끄는 슬롯사이트과 같은 기업들은 우리의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사업 관계를 더 돈독히 하고 더 화합해야 할 것이다. 저와 윤석열 대통령은 앞으로 몇 달간 이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한미동맹은 역내 번영의, 전 세계의 중심축"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오늘 슬롯사이트 방문은 아주 특별한 일정이다. 양국이 구축할 경제 협력을 상징한다"라고 평가했다.업계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지, 첫 방문 장소로 슬롯사이트 평택캠퍼스가 낙점되면서 슬롯사이트의 반도체 기술력이 자연스레 세계에 홍보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