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폭락 틈 탄 슬롯 꽁 머니…유럽 에너지社 4곳 사냥

국부펀드, 10억弗 지분 매입

슬롯 꽁 머니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유럽 주요 에너지기업 네 곳의 지분을 총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어치 사들였다. 최근 유가가 폭락해 에너지기업 주가가 내리자 ‘저가 매수’로 지분을 확보해 원유시장의 영향력 강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슬롯 꽁 머니 PIF는 지난 수주간 노르웨이 에퀴노르, 영국·네덜란드 로열더치셸, 프랑스 토탈, 이탈리아 에니 등의 지분을 매입했다.

슬롯 꽁 머니 PIF는 지난주엔 에퀴노르 주식을 2억달러어치 매입했다. 이번 거래로 슬롯 꽁 머니 PIF는 에퀴노르의 12번째 대주주가 됐다. 3월 말부터 지난 6일까지 약 1주일에 걸쳐서는 토탈 주식 1450만달러어치를 샀다.슬롯 꽁 머니 PIF가 지분을 매수한 각 기업 주가는 올 들어 20~30% 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석유 수요가 확 감소한 와중에 슬롯 꽁 머니와 러시아가 증산 경쟁을 벌여서다. 에퀴노르 주가는 지난 8일 기준 올초 대비 약 20% 하락했다. 로열더치셸은 35%, 에니는 33%, 토탈은 31%씩 주가가 하락했다.

슬롯 꽁 머니 PIF는 최근 주요 분야 기업 주식을 끌어모으고 있다. 6일엔 세계 최대 크루즈 기업 카니발 주식 4350만 주를 취득해 이 기업의 2대 주주가 됐다고 발표했다. 카니발 주가는 올초 대비 80%나 폭락했다.

슬롯 꽁 머니 왕실 측근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앞으로 몇 주간은 PIF가 인수·투자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저평가된 자산에 투자해야 한다는 점을 배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슬롯 꽁 머니 PIF의 운용자산은 3000억달러(약 366조원)가 넘는다. 우버, 테슬라 등을 비롯해 관광업 등 신사업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이 펀드는 슬롯 꽁 머니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대규모 경제 개혁 프로젝트 ‘비전2030’의 자금을 대는 주요 통로를 맡고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