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슬롯 꽁 머니사태 '팔짱'…주범들 잠적후 뒤늦게 수사

슬롯 꽁 머니의 '검찰 로비설'도 계속
검찰도 금융당국 핑계를 대면서 슬롯 꽁 머니 사태를 사실상 방치해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검사 중간중간 사기 혐의를 통보했지만 팔짱만 끼고 있었다는 게 관계자들 얘기다. 작년 11월 이종필 전 슬롯 꽁 머니 부사장이 부산으로 도주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적극적으로 검거에 나서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는 후문이다.

슬롯 꽁 머니의 환매중단 선언이 있었던 지난해 10월 무렵 금감원 내부적으로 슬롯 꽁 머니 사태를 ‘희대의 금융사기’로 판단했다. 하지만 금감원 판단과 달리 검찰은 코스닥시장 상장사 리드 횡령사건, 지투하이소닉 내부자 거래 등 단편적인 사건으로 접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한 관계자는 “심지어 검찰 내부에선 슬롯 꽁 머니자산운용이 살아있는 동안 본격 수사하면 자칫 문을 닫을 수 있어 섣불리 나서기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금감원 중간 검사 결과 발표 직후에야 압수수색에 들어가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이 전 부사장뿐 아니라 슬롯 꽁 머니 사태의 주범들이 수개월 전 국내외로 잠적해 애로를 겪고 있다.

슬롯 꽁 머니 측의 검찰 로비설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법무부가 작년 10월 핵심 피의자인 이 전 부사장에 대한 출국정지 조치를 일시 해제한 일이 불거지고 올해 초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을 폐지하면서 의혹을 키웠다. 검찰이 뒤늦게 검거에 나선 김모 메트로폴리탄 회장은 2016년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됐던 검사장 출신 변호사가 뒤를 봐주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슬롯 꽁 머니 ‘뒷배’로 거론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수원여객 횡령 사건도 의문투성이다. 피해 당사자인 사모펀드 관계자는 “김 회장이 몰래 빼간 161억원 모두 허망하게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