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슬롯, CNS 지분 35% 맥쿼리PE에 넘긴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LG그룹이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LG CNS 지분 35%를 사모펀드(PEF) 운용사 맥쿼리PE에 판다. 이 지분 매각이 마무리되면 온라인 슬롯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 문제를 모두 해소하게 된다.

(주)온라인 슬롯는 6일 온라인 슬롯 CNS 지분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맥쿼리PE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은 (주)온라인 슬롯가 보유한 온라인 슬롯 CNS 지분 85% 중 35%다. 가격은 1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달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맥쿼리PE는 온라인 슬롯과의 협업 방안 등 비(非)가격적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쟁 후보이던 또 다른 글로벌 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가격 면에서 큰 차이가 없었지만 계약 조건, 신사업 전략 등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호주에 본사를 둔 맥쿼리PE는 인프라, 부동산 투자에 강점이 있는 운용사다.

이번 매각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온라인 슬롯 지난해 구광모 회장 취임 후 자회사 보유 지분을 50% 이하로 낮추기 위해 그룹 내 소모성자재 구매대행 업무를 하는 서브원과 물류회사 판토스 지분을 정리했다.

'일감 몰아주기' 해소한 온라인 슬롯…新사업 M&A 위한 실탄 1兆 확보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간 접전 끝에 온라인 슬롯 CNS 지분 35%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맥쿼리PE가 낙점됐다. 경영권이 없는 매물이어서 흥행이 어려울 것이란 일각의 우려와 달리 여러 PEF가 인수에 관심을 나타냈다.맥쿼리PE는 글로벌 전략, 온라인 슬롯과의 협업 방안 등 주요 평가 요소에서 골고루 높은 점수를 따냈다. 막판까지 경쟁했던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도 좋은 조건을 제시했지만 비가격적 요소에서 맥쿼리PE가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주)LG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1조원가량의 투자 실탄을 확보하게 된다. 재계 안팎에선 LG가 이 현금을 바탕으로 배터리, 전장, 로봇 등 신사업 분야에서 또 다른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슬롯 지난해 인수합병 전문가를 (주)LG 경영진으로 영입한 데 이어 올해 주주총회 이후 지속적으로 전장, 로봇 등 신사업 인수 의지를 내비쳐왔다.

LG CNS 지분 매각이 마무리되면 온라인 슬롯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게 된다. 지난해 8월 발표된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에 따르면 오너 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 자회사 지분 절반 이상을 갖고 있으면 규제 대상이 된다. LG그룹 내 주요 대상은 서브원, 판토스, LG CNS였다. 온라인 슬롯 지난해 서브원 지분 60%를 매각한 데 이어 오너 일가의 판토스 보유 지분 전량(지분율 19.9%)을 미래에셋대우에 팔았다.

김채연/황정수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