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정구호가 다시 쓴 '사설 바카라'…'30살 자전거' 글로벌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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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물산 패션 대표브랜드 '사설 바카라' 30주년30살 사설 바카라이 '한국적 클래식 브랜드'로 재탄생한다. 삼성물산이 정구호 디자이너와 함께 다시 합을 맞춰 글로벌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자) 공략에 나선다.
▽ '캡모자 쓴 청년, 자전거' 더 젊어진 브랜드
▽ 해외 시장 공략…2023년 북미·유럽 진출
정구호 삼성물산 패션 부문 컨설팅 고문은 15일 "사설 바카라을 우리나라만의 정서와 문화, 철학을 바탕으로 '헤리티지' 브랜드로 재탄생시키겠다"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를 모토로 브랜드를 개편했다"고 밝혔다.정 고문은 사설 바카라의 브랜드 개편 프로젝트 '다시 쓰다'(Rewrite)에 대해 "30주년을 맞아 해외가 아닌 우리만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브랜드 '구호'로 인연이 깊은 정 고문을 지난 5월 사설 바카라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및 컨설팅 고문으로 재영입했다.
사설 바카라은 1989년 3월 11일 론칭한 삼성물산의 대표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다. 최근 밀레니얼 및 Z세대가 소비 주축으로 떠오른 점을 고려해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했다.
새 사설 바카라은 한국 전통문화와 서양 문물이 만나 토착화되는 과정을 거친 1960~1970년대를 담아내고 있다. 사설 바카라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유지하는 한편 한국의 자랑스런 문화와 자긍심을 상품뿐 아니라 매장, 서비스 등에 세련되게 담아냈다는 설명이다.정 고문은 "해방과 전쟁 후 들어온 서양문물이 한국 정서에 맞게 토착화한 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싶었다"며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를 살리기 위해 한글 디자인뿐 아니라 당시의 건축과 생활공간 등을 모티브로 한 현대적인 스타일의 상품과 매장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사설 바카라의 대표 상징인 자전거 로고에도 손을 댔다. '세상을 움직이는 두바퀴'의 철학을 바탕으로 바퀴가 큰 자전거의 형태는 유지했다. 대신 시대를 반영해 과거 톱해트를 썼던 로고의 남성 운전자는 캡모자를 써 젊은 느낌을 준다. 이와 함께 여성과 어린이 로고까지 자수와 프린트로 재탄생됐다.한글 로고를 새로 만든 점도 특징이다. '사설 바카라 전용 서체'를 만들고, ㅂ, ㅍ 등의 자음을 통해 사설 바카라 만의 독창적인 체크 패턴을 선보였다.상품과 로고 뿐 아니라 매장 등도 완전히 바꿔 2020년 봄·여름(S/S) 시즌부터 적용한다. 매장의 경우 1960~1970년대의 가정집과 아파트 등 건축 양식을 모던하게 변경해 마루,
유리, 조명 등으로 구성했다.
개편을 거친 사설 바카라은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2023년까지 북미와 유럽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브랜드가 출시된 1989년 3월 11일을 주제로 한 글로벌 전용 상품 '팔구공삼일일'(890311) 라인도 소개했다. 당시 공장직원, 버스 기사의 유니폼과 럭비선수들이 입었던 운동복에서 영감을 받은 상품군이다.
박남영 사설 바카라사업부장(상무)은 "기존 고객은 물론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밀레니얼 및 Z세대와의 소통을 확대하고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한국적 독창성을 토대로 글로벌 사업 확장의 초석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정민 사설 바카라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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