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꽁 머니 상장폐지 몰리나…26일 '운명의 날'

성분이 뒤바뀐 신약 인보사케이주(인보사) 때문에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슬롯 꽁 머니의 상폐 여부를 결정할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가 26일 열린다. 한국거래소는 ‘상장심사 서류상 중요한 사항의 허위 기재, 또는 누락’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슬롯 꽁 머니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난 7월 초 정했다.

기심위 후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세가지다. 결과가 상장폐지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오면 슬롯 꽁 머니은 물론 ㈜코오롱(티슈진 지분율 27.2%), 코오롱생명과학(12.5%), 코오롱글로벌(0.5%) 등 계열 상장 주주사들도 보유지분 가치 급락으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다만 이번에 상장폐지로 결론이 난다고 해서 곧바로 상폐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슬롯 꽁 머니 상폐 여부를 다시 심의·의결해야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또 다시 상폐 결정이 나더라도 회사 측이 이의신청을 하면 한 차례 더 심의를 벌인다.

‘개선기간 부여’ 결정이 나올 수도 있다.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회사는 슬롯 꽁 머니 유지를 위해 노력하면서 거래소에 제출한 개선계획을 이행해야 한다. 개선기간이 끝난 뒤 다시 기심위를 열어 이행 여부 등을 보고 상폐 여부를 재심의하게 된다.

세 번째 경우는 상장 유지 결정이다. 이번 기심위에서 이 결론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증권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인보사 주성분 중 하나가 품목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니라 종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임을 확인하고 이 약품에 대한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확정했다. 식약처는 슬롯 꽁 머니과 코오롱생명과학이 2017년에 이같은 사실을 인지했다고 보고 코오롱생명과학을 형사고발했다.이에 대해 슬롯 꽁 머니 측은 “인보사의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문제가 없으며 성분이 뒤바뀐 사실도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슬롯 꽁 머니생명과학은 식약처를 상대로 행정소송도 제기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슬롯 꽁 머니의 소액주주는 작년 말 기준 5만9445명(지분율 36.6%)이다. 이들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3월 말 인보사 성분이 뒤바뀐 사실이 밝혀진 뒤 5월 말 주식 거래가 정지될 때까지 6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소액주주들은 이번 기심위 결과에 따라 보유지분 가치가 휴지조각과 다름 없게 바뀔 수도 있는 만큼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