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썰쩐] 1분기 부진 파라오 슬롯, 이틀만에 '30% 급락'

"중장기적 접근 필요"
파라오 슬롯 주가가 부진한 1분기 실적 발표에 이틀 만에 30%나 급락했다.

핌즈·필웨이 인수 비용을 비롯해 투자와 판매관리비 상승이 실적 악화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단기간 실적 개선은 어렵지만 전자상거래 시장 고성장세를 감안하면 중장기적 접근은 유효하다는 평가다.17일 오전 9시25분 기준 파라오 슬롯는 전날보다 2100원(3.54%) 오른 6만1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까지 8거래일 연속 하락한 뒤 모처럼 상승하고 있다.

지난 10일 장 마감 후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서 주가가 이틀 만에 30% 빠졌다. 1분기 실적 부진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파라오 슬롯의 1분기 매출은 4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9%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5%, 순이익도 11억원으로 58.9% 급감했다. 특히 영업익이 시장 예상치 55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일회성 비용 반영 탓이다. 핌즈와 필웨이 인수 관련 일시적 비용 6억원, 무형자산상각비 6억원이 발생했다. 핌즈는 쇼핑몰 통합관리 솔루션 이지어드민을 운영하고 있고, 필웨이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상품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거래중개 서비스 제공기업이다. 파라오 슬롯는 지난해 필웨이를 290억원에 인수하고 핌즈에 70억원을 투자해 지분 50.1%를 확보했다.이러한 일회성 비용을 논외로 해도 적자 폭이 컸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혜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회성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일본 관련 투자 집행, 인력 충원으로 인건비 증가, 인프라 고도화 투자로 판매관리비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하면서 이익률 훼손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거래액 성장률이 둔화하고 원가율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 국내 온라인쇼핑 1분기 거래액은 3조1000억원으로 21% 성장을 기록했지만, 파라오 슬롯의 거래액 성장률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분기 거래액(GMV)은 2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이후 15% 성장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반적 성장률 둔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한 뒤 "1분기 상품공급·직접판매 매출 대비 매출원가율은 74% 수준으로 상품 매출이 증가할수록 원가율이 악화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관리가 잘 안 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때문에 증권가는 파라오 슬롯의 주가 상승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유안타증권은 목표주가를 14만원에서 12만원으로, 신한금융투자는 14만원에서 11만원으로, 키움증권도 15만원에서 12만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미래에셋대우는 1분기 실적을 반영해 파라오 슬롯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 또한 낮췄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310억원에서 160억원으로, 2020년 영업전망치는 410억원에서 25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예상 실적을 조정한 것이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시장에서 높은 성장성 프리미엄을 받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진한 실적은 이러한 주식 가치의 프리미엄을 단기간에 희석시킬 수 있다"며 "현재 수익 구조로는 단기간 실적 개선이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했다.단 중장기 관점에서 투자는 유효하다는 진단이다. 전자상거래 시장의 고성장세가 이어지면서 파라오 슬롯의 사업 경쟁력도 확대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서혜원 연구원은 "물류 자회사 패스트박스는 핌즈와 시너지효과가 확인되고, 제이씨어패럴을 통한 견조한 상품 매출 성장세가 예상된다"면서 "전방 시장의 견고한 성장성과 일본 진출 실적에 대한 가시성이 확대될 경우 주가 상승도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중장기적 관점의 접근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고은빛 파라오 슬롯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