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으로 사라진다] '슬롯 여객기'..세계최초로 초음속 비행

대서양을 운항하던 세계 최초의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가 27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뉴욕을 출발한 에어프랑스 소속 슬롯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44분(현지시간) 파리에 도착,마지막 비행을 마쳤다. 브리티시항공도 오는 10월 말께 슬롯 운항을 전면 중단키로 결정,콩코드는 세계 항공업계에서 완전 퇴출될 운명에 처했다. 승객과 승무원 68명을 태운 에어프랑스의 슬롯는 이날 뉴욕의 존 F 케네디 공항을 이륙,음속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3시간30분 만에 파리 외곽의 샤를드골 공항에 착륙했다. 에어프랑스는 마지막 비행을 끝으로 보유 슬롯 4대를 프랑스와 독일 미국 등의 항공 박물관에 기증키로 했다. 프랑스와 영국이 공동개발한 슬롯는 1976년 마하 2.04(시속 약 2천4백km)의 속도로 초음속 여객기 시대를 열었다. 전장 62m의 슬롯는 폭 25m의 삼각날개에 4개의 고성능 엔진을 장착,대서양 사이의 시차를 없애면서 '태양보다 빠른 비행기'란 별칭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 파리의 샤를드골 국제공항에서 이륙 직후 추락,1백13명이 숨지는 대형사고를 낸 뒤 승객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게다가 9·11테러 이후 항공산업의 전반적 침체로 1등석 만으로 운영되는 '고급 여객기' 콩코드는 수익악화를 견디지 못해 결국 운항을 완전 중단하는 운명을 맞게 된 것이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